김종인 떠나자 '도로 한국당'.."국민의힘, 강경보수 과거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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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영남 본능'이 되살아나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퇴임을 신호탄으로 '박근혜 탄핵'을 부정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다.
김재섭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과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사면론이 나왔다"며 "당이 과거로 회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전남 당협위원장들도 "서병수 의원의 발언은 국민의힘 전체 의견이 아니다"라며 반박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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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민의힘의 '영남 본능'이 되살아나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퇴임을 신호탄으로 '박근혜 탄핵'을 부정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다. '김종인 체제'가 내세웠던 탈영남·중도확장 노선에서 이탈해 '도로한국당'으로 유턴하는 모양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21일)부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띄우기 시작했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오전 "연초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사면 건의를 한다고 했고, 많은 국민들이 전직 대통령들이 오랫동안 영어 생활을 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문제"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전날 청와대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면을 직접 건의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청 브리핑에서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식사 자리에 임했는데 박형준 부산시장이 먼저 말했다"며 "저 역시 같은 건의를 드리려고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만 말씀드렸다"고 했다.
'사면론'은 재보궐선거 직후 당 외곽에서 서서히 수면 위로 부상한 화두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사면 논쟁은 문 대통령이 임기 끝나기 전 가급적 빨리 극렬지지자 눈치보지 말고 해결하시는 게 국격을 생각해서나 국민 통합을 위해서나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가세했다. 홍 의원은 지난 17일 문 대통령을 향해 "더이상 감정으로 몽니 부리지 마시고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시라. 그게 훗날을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원조 친박계'인 5선의 서병수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며 탄핵의 정당성까지 문제삼고,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에게 사면 건의를 촉구했다.
당 안팎에서 '사면론'이 고개를 들자 '개혁'을 주장하는 소장파 세력이 반발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과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사면론이 나왔다"며 "당이 과거로 회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조수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 탄핵도 역사다. 완전히 다른 정당으로 과감하게 변신해야 넓은 중도층과 함께할 수 있다"며 서병수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전남 당협위원장들도 "서병수 의원의 발언은 국민의힘 전체 의견이 아니다"라며 반박 성명을 냈다.
정치권은 '사면론'을 기점으로 국민의힘의 내홍이 '주도권 갈등'에서 '정체성 갈등'으로 확전했다고 본다. 재보궐선거 이후 '영남권 대 비영남', '초선 대 중진', '친김종인 대 반김종인' 등 주도권 싸움이 여러 층위로 표출됐다. 사면론의 등장으로 정당의 방향성을 둘러싼 갈등이 촉발된 셈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국민의힘이 '김종인 체제'가 끝나자마자 수면 아래로 침잠(沈潛)했던 영남권 주류 세력이 재부상하기 시작했다"며 "김종인 체제가 중도정당을 지향했지만, 당내 주류가 승복한 것이 아니다. 총선 참패의 책임으로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교수는 "새 지도부는 대통령 후보를 배출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막대한 공천권까지 휘두를 수 있다"며 "결국 국민의힘이 재보궐선거 승리로 얻은 혁신과 변화의 시점에 과거로의 회귀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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