뛸 때는 전력 질주, 쳤다 하면 홈런..'복덩이' 피렐라, 역대급 외인 타자 예감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21. 4. 2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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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3회 좌월 솔로 홈런을 쏘아올린 뒤 강민호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호세 피렐라. 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 2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서 6회 삼성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2)는 1사 1루에서 유격수 방면 땅볼을 치고 전력으로 달렸다.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 코스였지만 선행 주자 구자욱만 아웃되고 피렐라는 살았다. 피렐라는 후속타자 강민호의 1타점 2루타 때 다시 전력으로 뛰어 홈을 밟았다.

다음날, 피렐라는 3-0으로 앞선 3회 선두타자로 나서 시즌 5호포를 쏘아올리더니 다음 타석인 4회에도 좌중간 담장을 넘기며 KBO리그 입성 후 첫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이틀간 피렐라가 보여준 활약상이다. 이번 시즌 한국 무대를 처음으로 밟은 외인 타자들 중 가장 두각을 드러나고 있다. 21일 현재 16경기에서 타율 0.306 6홈런 13타점 13득점을 기록하며 홈런 2위, 득점 2위 , 장타율 5위 등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8위를 기록했던 삼성은 2019시즌을 마치고 다린 러프가 떠난 이후 중심 타자 부재를 해결하는데 애를 먹었다. 대신 영입한 타일러 살라디노, 다니엘 팔카는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피렐라도 영입 당시에 의구심을 안겼다. 2014년 뉴욕 양키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피렐라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02경기 타율 0.257 17홈런 등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일본 히로시마에서 99경기 타율 0.266 11홈런 등으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피렐라는 간절함을 보이며 KBO리그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첫 상견례날 동료들에게 거리낌 없이 춤과 노래를 선보였다. 외국인 선수들끼리만 뭉쳐 다니지 않고 국내 선수들과 어울려 지내려고 노력했다. 시범경기에서도 6경기 타율 0.368을 기록하며 컨택 능력을 자랑했다.

4월 초까지만해도 1할대 타율로 주춤했다. 7일 두산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기 전까지 3경기에서 2안타를 치는데 그쳤다. 점차 적응력을 마친 피렐라는 10일 KT전에서는 첫 ‘손맛’도 봤고 멀티히트도 곧잘 기록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팀을 더 흐뭇하게 만드는건 야구에 대한 태도다. 어떤 타구를 치든 1루까지 전력질주를 하고 어떻게든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노력한다. 게다가 득점에 성공하면 더그아웃에서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한다. 21일 경기에서는 홈런을 친 뒤 선발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과 덩실덩실 춤을 추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러프, 야마이코 나바로를 넘어 삼성의 ‘역대급 외인 타자’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피렐라는 기본이 잘 되어 있는 선수다. 야구 교육을 잘 받았다. 다른 야수들에게 교훈이 된다. 너무 성실하게 잘 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피렐라는 자신이 주목의 대상이 되어도 자만하지 않았다. 그는 연타석 홈런을 친 뒤에도 “나는 개인적으로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가 아니다. 안타를 많이 치고 컨택을 많이 하고 볼을 많이 보는 선수다. 지금까지는 운이 좋아서 잘 친 것 같다”고 말했다. ‘적응을 마쳤다’는 평가에도 “모든 투수들을 다 만나서 경기해본 게 아니다”라고 침착하게 말했다.

항상 전력질주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공격적으로 도루하고 싶고 수비하는 상대팀에게 압박을 하고 싶어서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홈런 등 구체적인 기록에 대해 욕심을 내는 대신 소박한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는 “지금처럼만 동료들과 즐겁게 경기하고, 안타를 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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