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더니 '3이닝 선발', LG의 함덕주 딜레마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21. 4. 22. 14:5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LG 트윈스 제공


함덕주(26·LG)가 LG의 선발 고민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다.

함덕주는 지난 21일 잠실 KIA전에 선발 등판해 2.1이닝 만에 7안타 2볼넷으로 2점을 주고 1-2로 뒤진 3회초 1사 1·2루 마운드를 내려왔다. 3경기 연속 조기 강판했다.

좌완 선발인 함덕주는 9일 SSG전에서 3이닝 1안타 4볼넷 3사구 3실점, 15일 키움전에서는 3이닝 3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첫 선발 등판에서는 사사구를 남발했고, 두번째 선발 등판에서는 잘 던지다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일찍 내려온 데 이어 이번 등판에서는 난타를 당해 3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날 LG는 함덕주 뒤에 같은 좌완 김윤식을 투입했다. 차라리 점수 차가 적은 초반에 투수를 교체해 3연패를 끊겠다는 의지였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선발 함덕주로는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 3회에 섰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김윤식이 2.2이닝 1실점(비자책) 역투를 펼쳤고 LG는 역전승을 거둬 연패를 벗어났다.

LG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중 임찬규와 이민호가 부상을 당해 난 데 없이 선발 고민을 떠안고 출발했다. 개막 이후 외국인 투수들과 불펜진의 활약으로 그나마 잘 달리고 있지만, 정찬헌을 제외한 국내 선발 누구도 5이닝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열흘 간격으로 던져야 했던 정찬헌이 올해는 비교적 정상에 가까운 등판 간격을 소화할 수 있게 되자 함덕주가 심각한 고민을 안기고 있다.

함덕주는 데뷔 이후 대부분을 중간 계투로 뛴 투수다. 2013년 두산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던진 311경기 중 281경기를 중간계투 혹은 마무리로 나섰다. 2017년에는 한 시즌을 거의 선발로 뛰기도 했고 선발 보직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지만 좌완 계투로서 매력이 훨씬 빛났던 투수다.

개막 직전 두산과 트레이드를 단행한 LG가 함덕주를 선발로 활용하겠다고 한 것은 ‘깜짝 선언’에 가까웠다. 좌완 불펜 부족으로 진해수의 단독 부담을 고민했던 LG가 특급 좌완 계투 함덕주를 어렵게 영입하고는 선발로 쓰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개막을 코앞에 두고도 해결하지 못한 선발 공백을 채우기 위한 것이었지만 정작 함덕주는 기대를 전혀 채우지 못하고 있다.

LG는 최소한 임찬규와 이민호가 완전히 복귀할 때까지는 함덕주가 어느 정도 활약해 4선발까지 무리없이 돌아가주는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함덕주의 심각한 부진은 불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여전히 선발이 가장 큰 고민이다. 선발들이 5이닝을 버텨주지 못하니 롱릴리프들이 한 번 던지면 그 뒤 2~3일 정도씩은 나가지 못한다. 그러고나면 경기마다 엔트리에서 휴식 투수가 3명씩 나와 9이닝을 풀어가기가 참 어렵다”고 했다.

함덕주는 개막전이었던 4일 NC전에서는 중간 계투로 시작했다. 케이시 켈리에 이어 6회 등판해 1.1이닝을 무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잘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이후 선발로 나선 3경기에서는 모두 조기 강판되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류지현 감독은 시즌을 시작하며 “함덕주는 일단 선발로 계속 기용하려 한다”고 했지만 현재로서는 함덕주의 투구가 LG의 기대치를 심각하게 밑돌고 있다. 수준급 좌완 계투였던 함덕주를 계속 선발로 기용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볼 시점이 됐다.

LG는 22일 함덕주를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선발 투수 한 명이 또 부족해지지만 LG는 함덕주의 활용법을 재고하기로 했다. 2군에서 문제를 찾고 재정비 할 시간을 준 뒤 복귀 이후 불펜 투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