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미스터 스리런' 한화 노시환 "참을성 두 배로 홈런도 두 배로"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1. 4. 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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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한화 내야수 노시환.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노시환(21)은 올시즌부터 응원가를 바꿨다. 원래 영국민요 ‘그린슬리브즈’를 개사해 쓰던 것을 창작곡으로 교체했다. 제목은 ‘노시환상적으로’, 제목 그대로 노시환의 시작은 ‘환상적’이다. 21일 현재 비록 5할에 조금 못 미치는 승률이지만 한화의 상승세는 딱 노시환의 상승세와 궤적을 같이하고 있다.

13경기에 나와서 타율 0.327에 4홈런, 18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은 박병호(키움), 최정(SSG) 등 리그를 대표하는 슬러거들과 함께 공동 5위에 올라있고, 타점은 애런 알테어(19점)에 바로 이은 공동 2위다. 무엇보다 출루율 0.389에 장타율 0.673으로 OPS가 1.062에 달한다.

새로운 별명도 생겼다. ‘미스터 스리런’이다. 지난 9일 두산전과 18일 NC전 거푸 멀티홈런을 작렬했는데 이 4개의 홈런이 모두 스리런이었다. 하루에만 6타점을 치는 괴력을 두 번이나 선보이면서 ‘3번 하주석’의 급부상과 함께 한화의 이번 중심타선은 몰라보게 단단해졌다. ‘미스터 스리런’의 별명은 과거 롯데에서 이적해온 카림 가르시아가 2011년 처음 얻었고, 이듬해에는 최진행이 얻었다. 한화는 거의 9년 만에 신입 ‘미스터 스리런’을 갖게 된 셈이다.

주자가 2명 있다고 해서 유별나게 집중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노시환은 “매 타석 집중을 하기 때문에 주자가 있고 없고는 그렇게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단지 과정에 충실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노시환의 변화에는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의 존재가 있었다. 캠프 기간 일찌감치 노시환의 가능성에 주목한 워싱턴 코치는 노시환의 피지컬이나 힘을 “축복받은 재능”이라 평가하며 세세하게 지도하기 시작했다. 우선 지난해 타석에서 내딛는 앞발을 붙이느냐 떼느냐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좋은 폼을 찾도록 했다. 또한 오픈 스탠스로 몸을 조금 열자 변화구를 더 오래 볼 수 있는 폼이 형성됐다. 거기에 워싱턴 코치의 조언에 따라 루킹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확고한 히팅존을 설정한 것이 나쁜 공에 배트가 안 나가는 원인이 됐다.

지금의 폼이 정착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스윙 후 팔로스로에서 두 손을 모두 놓지 않게 되자 비거리는 더욱 늘었다. 조금씩 수정한 타격 매커니즘은 지금 노시환의 상승세를 만들었다.

2019년 신인 2차 1라운드 3순위로 한화에 온 노시환은 아마에서 주목받는 거포 유망주였다. 프로에서도 바로 주목을 받았지만 아직 만개하지 않은 꽃과 같았다. 지난해 12개의 홈런과 43타점은 팀에서 최고치였지만 어디 밖에 나가 자랑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었다. 시즌 후 그는 멘토와 같이 따르던 우타 거포 김태균의 은퇴를 지켜봐야 했다. 팀은 20대 초반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바뀌었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리빌딩 기조 아래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노시환은 “아직 3년차고 나이가 어려, 선배님들이 많이 나가셨지만 그래도 형들이 많이 계시니까 큰 부담은 없다. 중심타자가 된다는 게 부담일 수 있지만 기회를 주시면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마음을 다졌다.

두 배로 키운 참을성은 지난해 출루율 0.298보다 훨씬 늘어난 0.389로 돌아왔다. 또한 볼넷 역시 초반이지만 지난해 6분의 1 수준인 5개를 골랐다. 노시환은 지금의 기세로 홈런 수도 지난해 두 배인 25개 정도를 노려볼 생각이다. 정말 기세가 좋다면 가을야구 역시 그의 꿈이다.

노시환은 지난해 투수로도 등판해 시속 145㎞의 강속구를 선보인 적이 있다. 야수들의 불펜 등판이 가끔 있는 한화에서는 기대해볼 만한 자원이다. 노시환은 “어쨌든 어떤 자리라도 올라가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투수로서의 활약도 예고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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