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짙은 2020년 그늘..KT 알몬테가 정말 그 정도로 못 치고 있나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21. 4. 22. 16: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조일로 알몬테(32·KT)는 개막을 앞두고 “전에 있던 선수가 얼마나 잘 했는지 알고 있다. 나는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는 아니지만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서 최상의 결과를 내겠다”고 했다.

알몬테가 말한 ‘전에 있던 선수’는 2020년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다. 지난해의 로하스는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을 기록하고 KT를 창단 첫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어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 역대급 외국인 타자였다. 바로 그 자리에 입성한 알몬테도 예감은 하고 있었지만 그 그늘이 생각 이상으로 짙다.

알몬테가 많이 고전하고 있다. 쏟아지는 혹평에 마음까지 힘들게 시즌을 출발 중이다.

알몬테는 21일까지 타율 0.263(57타수 15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부상 전력에 외야 수비 기대치를 낮춘 대신 꾸준한 타격을 기대하고 영입한 KT에게는 아쉬운 성적이기는 하다. 그런데 현재 대부분 외국인 타자들이 부진하다. 일부 감독들은 한국에서 치른 스프링캠프, 자가격리로 인한 훈련 부족 등을 외인 선수들의 집단 부진 원인으로 짚기도 한다.

21일 현재 타격 10위권에 외국인 타자는 아무도 없다. 3할을 넘긴 외국인 타자는 NC 알테어와 두산 페르난데스(이상 0.321), 삼성 피렐라(0.306)뿐이다. 한국에서 3년차 이상인 KIA 터커(0.182)와 SSG 로맥(0.224)은 바닥을 헤매고, 작년 홈런 2위 라모스(0.250)도 아직 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알몬테의 타율과 타점은 전체 외국인 타자 중에서는 중간 그룹이지만 유난히 혹평이 쏟아진다.

KT 팀내에서도 알몬테의 타점은 조용호(11개), 강백호·장성우(10개)에 이어 황재균과 함께 가장 많다. 기록상으로는 아주 심각하게 부진한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개막 15경기를 치른 시점 KT의 팀 타율은 0.326(1위)였다. 17홈런을 쏟아내며 전체 구단 중 가장 먼저 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똑같이 15경기를 치른 21일 현재 KT 팀 타율은 0.283(2위)이다. 타율은 나쁘지 않지만 홈런은 7개, 타점도 71개로 줄었다.

지난 시즌 초반이 워낙 폭발적이었다. 그 중 로하스의 지분이 절대적이지는 않았다. 당시 개막 15경기에서 로하스는 타율 0.452로 고공 행진 했지만 홈런(2개)과 타점(9개)은 현재의 알몬테보다 크게 많지 않았다. 올시즌 KT는 국내 선수들이 지난해에 비해 조용하게 출발하면서 집단 폭발하던 지난 시즌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다.

KBO리그에 처음 왔고 시즌 초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알몬테가 극도로 부진하지는 않다. 결국은 아직도 진한 로하스의 잔상과 지난 시즌과 대조되는 팀 타격 분위기 속에 알몬테가 아직 딱히 인상적인 장면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더 심한 저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알몬테의 문제는 좌완에 대한 적응이다. 스위치 타자인 알몬테는 우완 상대 타율이 0.355로 좋지만 좌완 상대로는 0.133밖에 치지 못하고 있다. 좌·우완 모두에게 3할 이상씩 고루 쳤던 로하스와 타율이 차이 나는 결정적 이유다.

이강철 KT 감독은 알몬테가 적응하도록 기다리려 하고 있다. “일본에서 3할을 친 타자다. 점점 힘이 붙고 있다”며 차츰 좋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들에게 적응 기간은 매우 중요하다. 2017년 KIA에 입단한 로저 버나디나도 4월까지 25경기에서 타율 0.255 1홈런 9타점에 머물렀지만 적응을 마친 5월부터 대변신 해 타율 0.320 27홈런 111타점을 올린 특급 타자로 시즌을 마쳤다. 이제 15경기를 치른 알몬테 역시 좌완 상대 문제만 보완하면 일어서기를기대해볼 수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