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예뻐 베팅" 순식간에 수천만원 대출금 날린 '코인 빚쟁이'
"극소수 투자자만 큰 수익, 착시현상에 속지 말고 빠져나와야"
[편집자주]암호화폐 투기 광풍이 거세다. 2017~2018년 대한민국에 불어 닥친 '가즈아 열풍'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코인에 투자금을 넣으면 넣은 만큼 돈이 복사된다고 해서 '돈복사'라고 불릴 정도다. ‘한탕’을 노리고 불나방처럼 너도나도 투기열풍에 뛰어든다. ‘도박판’이 따로 없다.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너도나도 다 벌었다고 자랑하는데, 쪽박 찬 사람 말이 귀에 들어오겠어요? 다들 언젠가 나도 빨간불(수익) 들어오겠지 하면서 존버하는 거지."
중견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이모씨(32·남)의 말에는 기대감가 잔뜩 묻어 있었다. 이씨가 코인판에 뛰어든 건 지난달이다. '코린이(코인 투자+어린이)'였던 이씨의 첫 투자금은 '잃어도 된다는 마음가짐'에 200만원 소액투자로 시작했다.
어떤 코인이 오르고 내릴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정하는 건 사치였다. 어차피 잃어도 될 돈이라고 생각했기에, 동료 직원들이 하는 것처럼 멋있어 보이는 코인명을 2개 골라 투자했다.
수익률은 일주일 만에 30%를 기록했다. 다만 자본금이 작아 수익금도 적다고 느낀 이씨는 투자금액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약 3000만원을 모아둔 적금 통장과 대출 중 이씨는 대출을 선택해 2000만원을 받았다. 적금을 중도해지하기에는 아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버려도 될 돈으로 재미 삼아 시작했는데, 아무것도 몰라도 수익을 내고 24시간 돌아가 수익률이 왔다 갔다 하니 사람이 미치겠더라"라며 "대출받은 돈으로 다른 코인에 넣었는데 처음엔 수익을 내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마이너스 37.4%를 찍더라"라고 했다.
이씨는 손실이 난 앱 화면을 보며 후회하기도 했으나, 현재 받는 월급으로는 목돈은 꿈도 꿀 수 없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손실을 기록해봤으니 확실한 코인 아니면 욕심부리지 말아야겠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이씨는 코린이들에게 "코인에 24시간 매몰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최대 수익·손실률 기준을 본인이 정하고 그 선을 넘으면 후회 없이 매수·매도하는 것이 좋다"라고 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손실률이 마이너스 52.3%를 기록해 대출금의 절반을 잃은 상태다. 최근 적금 중 2000만원을 중도 인출해 대출금은 갚았다. 대출 이자까지 낼 자신은 없었던 터다. 이씨는 "아직 희망은 있다"며 "끝까지 존버할 것"이라고 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씨(35·남)는 이달초까지만 해도 700~800%의 수익을 냈다. 지난 2017년 1차 비트코인 광풍 당시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은 2000만원 비상금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기록하자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웠는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비트코인 뉴스를 보고 뒤늦게 로그인해 확인해보니 엄청난 수익을 낸 것이다.
◇잊고 지낸 비트코인 모두 환전 알트코인 -40%…"그래도 중독"
아무것도 안 하고도 돈을 벌어 기분이 좋아진 김씨는 수익금 전액을 인출했지만, 인출 후에도 더 오르는 비트코인 가격을 보며 후회했다. 김씨는 이미 높은 가격을 형성한 비트코인 대신 한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 암호화폐)에 수익금 전액을 다시 넣었는데, 약 40%의 손실을 기록했다.
김씨는 "그래도 아직 1억 가까이 수익을 기록 중인데, 돈을 실제로 만져보니 중독되더라"라며 "차라리 더 놔뒀으면 상관이 없었는데 크게 벌고도 크게 잃어도 보니 크게 벌었던 생각만 계속 나서 끊을 수가 없게 됐다"라고 했다.
이어 "무슨 코인을 사고팔라는 사람들의 말은 듣지 않아야 한다. 큰 손실을 냈거나 시기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더라"라며 "적어도 최대 투자금액 상한선을 정해두고 무리해서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코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코인판은 수익을 내는 10%, 그들에게 돈을 가져다주는 90% 손실자로 구성된다'는 말도 있다. 카카오톡 대화방이나 커뮤니티 등에 '조심히 투자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으나 "이런 시기에도 수익을 못 내면 왜 하냐" 등의 조롱 섞인 대답이 돌아온다.
직장인 남모씨(28·남)는 "엄청난 수익을 낸 0.1%의 투자자가 유튜브 등에 자극적으로 과대 대표되니 모든 사람이 언젠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 같다"며 "올라도 왜 오르는지 모르고 내려도 왜 내리는지 모르겠다면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도망쳐라"라고 했다. 남씨는 비트코인이 최고점을 찍었던 8100만원대에 매수해 현재 약 20% 손실을 기록 중이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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