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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고급주택가에 몸 던진 해고노동자들 "박삼구를 구속하라"

김종훈 입력 2021. 04. 2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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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가 나쁜 놈이네."

대표적인 부촌으로 알려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길 초입, 한 시민이 흰색 민복을 입고 서 있는 해고노동자들을 바라보며 한 말이다.

하지만 김씨는 "부당해고 하나만으로도 박삼구 회장은 지금 당장 구속돼야 한다"면서 "'단 하나의 일자리도 지키겠다'고 약속한 정부는 지금 당장 박삼구 회장을 구속시켜야 한다"고 단호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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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들, '정년 전 복직' 요구하며 24일까지 오체투지 진행

[김종훈, 권우성 기자]

 한여름 같은 무더운 날씨에 오체투지로 한남동 오르막길을 올라오느라 지친 김계월 지부장.
ⓒ 권우성
 
 물을 마시며 잠시 쉬던 김계월 지부장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우성
   
"박삼구가 나쁜 놈이네."

대표적인 부촌으로 알려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길 초입, 한 시민이 흰색 민복을 입고 서 있는 해고노동자들을 바라보며 한 말이다. 그들 옆에는 '진짜 사장 박삼구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얼굴이 프린트된 포스터가 붙었다. 한남동 유엔빌리지길에 자리한 한 고급주택엔 박 전 회장의 집이 있다.  

그의 말대로 이날 민복을 입은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 김계월씨가 유엔빌리지길 초입에 두 손을 맞대고 섰다. 이날부터 24일까지 사흘 동안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원직 복직을 위한 대책위원회(대책위)' 소속 시민들과 함께 오체투지를 예정했기 때문이다. 그의 등판엔 '아시아나케이오 정년 전 복직'이라는 12글자가 새겨진 몸자보가 붙어있었다.
 
 오체투지를 하고 있는 김계월 아시아나케이오 지부장.
ⓒ 권우성
   
그는 굳은 표정으로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거리에서 농성을 1년째 하고 있다. 부당해고자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일인지 몸소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라고 입을 뗐다. 

"금호문화재단 이사장 박삼구야말로 부당해고에 책임을 지고 이곳에 와서 해고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 정년이 며칠 남지 않은 전 지부장과 5월이면 정년이 되는 해고자는 곡기를 끊었다. 오죽하면 복직을 위해 이렇게 단식투쟁을 할까? 도대체 우리 해고노동자들이 무엇을 잘못했다고 이렇게 거리에 방치해두나?" 

김씨 말대로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 김정남, 기노진씨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지난 13일부터 복직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이들은 아시아나항공 하청업체인 아시아나케이오소속으로 주로 아시아나 비행기 환경미화를 담당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5월, 회사로부터 일방적으로 해고당했다. 당시 아시아나케이오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정책조차 활용하지 않은 채 200명이 넘는 직원들에게 무기한 무급휴직을 강요했다.
 
 정리해고된 아시아나항공기 청소노동자들과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원직복직을 위한 공대위 회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복직을 촉구하며 박삼구 금호문화재단 이사장 자택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권우성
 
김씨와 기씨를 포함해 8명의 직원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고, 결국 해고통보를 받았다. 이후 이들 중 6명이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구제신청을 넣었다. 해고 두 달 뒤 이들은 모두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로부터 다시 한번 '부당해고'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일터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그사이 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며, 김앤장 소속의 변호사 3인을 고용해 행정소송에 들어갔다.

"박삼구 회장, 당장 구속돼야"

이날 서울 한남동 한낮 기온은 26도까지 올라갔다. 한남동 유엔빌리지길 오르막을 오체투지로 오르는 김씨의 얼굴에선 비 오듯 땀이 쏟아졌다. 

하지만 김씨는 "부당해고 하나만으로도 박삼구 회장은 지금 당장 구속돼야 한다"면서 "'단 하나의 일자리도 지키겠다'고 약속한 정부는 지금 당장 박삼구 회장을 구속시켜야 한다"고 단호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오늘 부당해고 철회와 복직을 위해 공대위가 출범했다. 이제 저희는 혼자가 아니다. 여러 단체가 함께 복직을 위해 싸워줄 거다. 해고자들도 죽음을 각오하고 끝까지 싸울 거다.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상식 있는 사회, 시대정신에 맞는 일이다. 반드시 승리해 현장으로 돌아갈 거다."
 
 정리해고된 아시아나항공기 청소노동자들과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원직복직을 위한 공대위 회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복직을 촉구하며 박삼구 금호문화재단 이사장 자택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권우성
 
 정리해고된 아시아나항공기 청소노동자들과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원직복직을 위한 공대위 회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복직을 촉구하며 박삼구 금호문화재단 이사장 자택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김계월 아시아나케이오 지부장이 박삼구 이사장 집앞까지 오체투지를 한 뒤 물을 마시며 쉬고 있다.
ⓒ 권우성
   
박 전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과 금호터미널 인수 등 그룹 재건 과정에서 계열사를 부당하게 동원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8월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이용해 총수 지분이 높은 금호고속을 부당 지원했다며 박 전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날 공대위는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사태 배후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전 회장이자, 아시아나케이오를 소유한 금호문화재단의 이사장인 박삼구가 있다"면서 "박삼구는 온갖 갑질을 저지르고 계열사 편법지원에 고발됐다. 지금 당장 구속돼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리해고된 아시아나항공기 청소노동자들과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원직복직을 위한 공대위 회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복직을 촉구하며 박삼구 금호문화재단 이사장 자택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권우성
  
한편 이날 오체투지를 시작한 공대위는 오는 24일까지 박 전 회장의 자택이 있는 한남동 일대를 돈 뒤 약수역, 을지로 등을 거쳐 서울 중구 롯데시티호텔에서 행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문화제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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