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41년 만에 '계엄 위반' 故 이소선 여사 등 재심 청구
[앵커]
"내가 못다 이룬 일을 어머니가 대신 이뤄주세요."
아들 전태일 열사의 이 유언을 계기로 어머니 이소선 여사는 민주화 운동에 나섭니다.
1980년 말엔 징역 1년을 선고받기도 했는데요.
검찰이 이소선 여사 등 5명의 민주화 운동가 사건에 대해 41년 만에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 이소선 여사/1988년 11월 : "죽는 힘을 다하면 전두환도 죽일 수 있고, 노태우도 죽일 수 있고, 모든 군부 독재를 끝장 낼 수 있습니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 이후 어머니 이소선 여사는 거리에서 '군부 타도'와 '민주주의', '노동3권'을 외쳤습니다.
1980년 5월 초 고려대 학생들과 동일방직 노조 조합원 앞에 섰을 때도 그랬습니다.
[이숙희/전태일 재단 교육위원장 : "전태일이 왜 죽게 되었는지, 청계피복 이야기 이런 것들을 했다는 거죠. 노동 3권이 보장돼야 된다 이런 연설을 했다는 걸..."]
이 연설로 이 여사는 지명수배를 당했고 도망을 다녀야 했습니다.
[전순옥/고 이소선 여사 딸 : "군인들이 집에 들어와가지고 잠자는 이불을 막 밟고 다니면서 장롱 문 다 열고..."]
결국 체포돼 1980년 12월 계엄령 포고 위반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지난해 대통령 훈장을 받으며 민주화 업적을 평가받았지만, 가족들에겐 응어리가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약 41년 만에 이 사건에 대해 재심을 청구헀습니다.
당시 행위는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한 정당행위여서, 범죄가 안 된다고 판단한 겁니다.
[전순옥/고 이소선 여사 딸 :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어요. 저희 어머니가 한 그때의 투쟁이 잘못된 게 아니었고..."]
다른 민주화 운동가 4명에 대해서도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그 중 한 명인 당시 숙명여대 학생 김 모 씨의 경우 이미 숨진데다, 전산 기록도 남아 있지 않아 주민센터 공무원이 며칠동안 지하 창고를 뒤져 가족들과 연락이 닿기도 했습니다.
[김대근/서울 중랑구 상봉1동 주민센터 주무관 : "가족분들도 너무 고맙다고, 자기들은 못 찾고 있었는데 이렇게 찾게 해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얘기하셨다고."]
검찰은 법원에서 재심 청구를 인용하면, 이들에게 무죄를 구형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신지수 기자 (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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