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국 정상, 기후변화 대책 제시..온실가스 감축 한목소리

한영혜 2021. 4. 23.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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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윗줄 왼쪽 세 번째)을 비롯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등 각국 정상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40개국 정상을 초청해 화상으로 진행한 기후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개별 국가가 마련한 기후변화 대책을 제시했다. 또 기후변화의 심각성 공유는 물론 국제적 차원의 적극적 협력 의지를 다짐했다.

이날 정상회의는 동맹·우방뿐 아니라 미국과 긴장 관계인 중국, 러시아도 참여해 2050년 순 탄소배출이 ‘제로’인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또 2030년까지 탄소배출 감축 목표치를 기존보다 상향 조정한 국가들도 속출했다.

기후 정상회의 주요국 온실가스 감축 목표. 연합뉴스


먼저 바이든 대통령은 개막 연설에서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수준 대비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이 ‘기후변화 리더십’을 강조하며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약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2025년까지 26~28% 낮추겠다는 목표보다 매우 공격적인 수치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우리 시대의 실존적 위기”라고 규정하고 기후변화 대응은 “도덕적으로, 경제적으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온실가스 배출 1위 중국, 새로운 목표 언급 없어
주요국 정상들도 바이든 대통령에 호응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개막 연설 후 첫 주자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마이크를 잡았다. 중국과 미국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1~2위 국가다.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더불어 세계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미국과 협력 의사를 밝혔다. 시 주석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을 지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중국의 장기 목표를 다시 한번 상기했지만, 새로운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날 회의는 화상이긴 하지만 갈등을 겪는 미중 정상의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지만 시 주석은 기후변화 외 주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도 특정국이 아닌 유엔(UN) 주도의 협력에 방점을 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 협력을 위한 견고한 법적 틀이 이미 마련돼 있다면서 유엔 체제에서 이뤄진 세계적 합의인 파리기후협약, 기후변화협약(UNFCCC), 교토의정서 이행을 강조했다.

온실가스 세계 3위 배출 국가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미국과 다른 부유국들이 저소득국의 석탄발전 등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도록 약속한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집행할 것을 요구했다.


文대통령, 온실가스 2030년까지 24.4% 감축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추가 상향해 올해 안에 유엔에 제출할 것”이라며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 새롭게 추진될 해외 석탄발전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 중단 방침을 언급했다. 한국은 지난해 2030년까지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 대비 24.4% 감축한다는 목표를 유엔에 제출한 상태다.

한국, 온실가스 감축 목표 추가 상향 선언.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일본의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 대비 46% 줄이겠다고 밝혔다. 당초 26% 감축 목표를 크게 상향 조정한 것이다. 스가 총리는 “46% 삭감은 지금까지의 목표를 70% 이상 상향 조정한 것으로 결코 쉽지 않다”며 구체적인 시책을 착실히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독일·영국 총리 “미국 돌아온 것 기쁘다 고맙다”
유럽연합(EU)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한다는 목표에 잠정 합의했다. 이전까지는 40% 감축이 목표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이 기후정치에서 협력하기 위해 되돌아온 것을 보게 돼 기쁘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매우 분명하고 중요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판을 뒤집는(game changing) 발표에 정말 흥분됐다”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앞자리로 복귀시킨 것도 고맙다”고 추켜세웠다. 앞서 존슨 총리는 탄소배출을 2035년까지 78%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40~45% 줄이겠다고 강화된 목표를 밝혔다.

이번 회의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글로벌 노력과 미국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해온 바이든 대통령의 주도로 성사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회의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배출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서 탈퇴한 뒤 미국이 지구 온난화와의 싸움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되찾기 위한 시도”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첫날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는 등 기후 리더십 회복에 집중해왔다고 전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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