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부실급식 폭로 후.."왜 피곤한 일 만드냐는 소리 들었다"

이가영 2021. 4. 2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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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페이스북에 12사단 모 부대 소속이라고 밝힌 게시자가 ″우리 부대는 부식 수령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급식 사진을 올렸다. 사진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부식 수령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병사의 글이 확인 결과 사실로 드러났지만 감찰에 대비하기 위해 병사들은 오히려 쉬지도 못하고 취사장 청소에 동원됐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23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육군 12사단의 현재 상황이라는 제보가 게재됐다. 앞서 지난 20일 자신을 12사단 모 부대 용사라고 밝힌 이가 쌀밥과 김, 런천 미트 조각 한장이 담긴 식판 사진을 올리며 “부식수령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 이후의 상황에 관한 내용이다.

같은 대대에서 복무 중인 용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제보자는 “글을 올린 사람은 당일 누군지 확인됐고 대대에서 대책회의가 열렸다”며 “다음날 대대 모든 인원이 취사장에 집합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대대장은 첫 폭로 글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시켜줬다고 제보자는 전했다. 새우 볶음밥이 나오지 않은 건 훈련 날이라 전투식량을 먹어야 해 수령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빵과 돈가스의 양이 부족했던 건 마지막으로 부식수령을 가서 남은 것을 다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불고기가 메뉴지만 당면만 있었던 건 배식 양 조절의 실패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쓴이는 “어차피 대대에서 처리할 텐데 왜 글을 올려서 피곤하게 만드나. 육군 본부 등에서 감찰 오면 대비는 너희가 해야 하는데 왜 피곤한 일을 만드느냐는 식으로 말씀하셨다”고 주장했다.

이어 “글을 올린 용사는 사이버보안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을 예정이며 감찰이 오기 전 대대 용사들 모두가 개인정비시간에 취사장 청소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찰이 올 거면 불시에 와서 대대의 본질적인 모습을 봐야 할 텐데 저희 용사들이 이미 고생한 뒤 부대의 괜찮은 모습만 보일 생각을 하니 벌써 답답하고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육군 관계자는 “사실 확인결과 해당 부대에서 부식 청구 및 수불 간 일부 수량을 부족하게 수령해 급식한 사례가 있었다”며 “정밀 점검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시스템 개선 및 확인점검 체계를 재정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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