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하니]한낱 청소기 때문에 집 좁은 게 슬퍼졌다

백유진 입력 2021. 4. 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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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한 수..LG전자 '오브제컬렉션 청소기'
먼지 비움에 '오~' 흡입·물걸레 동시기능에 '와~'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편집자]
LG오브제컬렉션 청소기. /사진=백유진 기자 byj@

평소 청소에는 취미가 없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집이 좁은 것에 별 불만도 없었다. 면적이 작으니 청소할 일도 적다며 '정신 승리'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처음으로 '멘탈'이 흔들렸다. 한낱 청소기 때문이었다. 청소기를 더 쓰고 싶어서 집이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다만 10분 넘게 사용하다 보니 청소는 청소였다. 은근히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래도 예뻤다. 청소기는 잘 보이지 않는 집안 구석에 숨겨놔야 한다는 편견도 깼다. 자동으로 먼지를 비워주는 '올인원타워'와 함께 공간 인테리어 디자인을 입은 'LG 오브제컬렉션 청소기' 얘기다. LG전자로부터 제품을 대여해 약 일주일 동안 사용해봤다.

LG 오브제컬렉션 청소기. /사진=백유진 기자 byj@

◇ '오브제' 디자인이 다 했다

LG 오브제컬렉션 청소기는 지난해 출시한 LG 코드제로 A9S 씽큐와 성능 면에서 다른 점은 없다. 올해 초에는 여기에 올인원타워를 더해 신제품을 선보였다. 전작과 가장 큰 차이점은 '디자인'이다.

오브제컬렉션은 LG전자가 내세운 공간 인테리어 가전이다. 집안 공간 전체에 어우러지는 가전 제품을 일컫는 새로운 브랜드다. 현재까지 총 14개 제품군을 확보했고, 청소기도 그중 하나다. 최근에는 세계 3대 디자인 상 가운데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받기도 했다.

제품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제품에 색만 입힌다고 크게 달라질지 의심했었다. 하지만 실물로 접하고 보니 '공간 인테리어 가전'이라는 말이 와닿았다. 이전까지 청소기는 집안 창고에 보관해뒀다가 사용할 때만 꺼내쓰거나, 후미진 구석에 놓는 것이 익숙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거실 한 가운데 놓아도 위화감 없이 시야에 걸리적 거리지 않았다. 집안 인테리어에 '스며들었다'는 표현이 적당하다. 대여한 제품 색상은 '카밍 베이지'였는데 집 안에 있는 나무색(우드) 계열 가구들과 특히 잘 어울렸다.

LG오브제컬렉션 청소기. /사진=백유진 기자

◇ 비움·충전·보관 '올인원'

올인원타워는 이른바 '만능'이었다. 먼지통과 청소기 거치대, 충전기가 하나로 합쳐져 있었다.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거치대 겸 충전기다. 올인원타워에 청소기를 끼워서 보관하면 자동으로 충전이 되는 구조다. 보조배터리를 따로 충전할 수도 있다.

청소기 거치뿐 아니라 청소기에 사용하는 액세서리도 보관할 수 있다. 올인원타워 오른편에는 흡입구를 거치할 수 있는 고리가 있고, 양쪽 문을 열면 액세서리 보관함이 나온다. 내부에는 ▲틈새 흡입구 ▲다용도 흡입구 ▲파워드라이브 침구 흡입구를 보관하고, 외부에는 파워드라이브 물걸레 흡입구를 걸면 안성맞춤이었다.

LG오브제컬렉션 올인원타워 양쪽에 청소기 액서서리를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LG 오브제컬렉션 청소기. /사진=백유진 기자 byj@

무엇보다 거치·충전과 함께 먼지통 비움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는 점은 혁신적이었다. 경쟁 모델인 삼성전자의 청정스테이션이 청소기에서 먼지통을 분리해 기기에 꽂아야 하는 시스템이라면, 올인원타워는 청소가 끝난 후 먼지통을 분리하지 않아도 된다.

청소기를 올인원타워에 거치한 후 위쪽 조작부에서 먼지비움 시작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먼지통을 비워준다. 먼지 흡입 모터가 청소기로부터 외부 공기를 빨아들이는 원리다. 

먼지비움 모드를 자동으로 설정해두면 청소기 거치와 동시에 먼지가 비워진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올인원타워에 청소기를 거치한 후 먼지를 비워지는 시간은 약 1분 내외였다. 뚜껑이 열리고 30초가량 먼지를 빨아들인 후 뚜껑이 닫힌다. 먼지가 완전히 비워졌다는 종료음이 들리기 전까지 청소기를 올인원타워에서 분리할 수는 없게 설계돼 있었다.

먼지비움 모드를 자동으로 설정해두면 매번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청소기를 거치할 때마다 알아서 먼지통을 비워준다. 먼지비움 기능을 뒤늦게 추가한 후발주자지만, 공간 활용도 측면에서는 더 낫다는 평가를 받을 만 했다.

LG오브제컬렉션 올인원타워 하단에 먼지통이 위치해 있다. 쉽게 분리가 가능하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흡입한 먼지는 올인원타워 하단에 있는 전용 먼지봉투로 모인다. 용량은 2.5리터로 일반적인 집안 환경에서 사용할 경우 3개월마다 교체하면 된다는 게 LG 측 설명이다. 먼지봉투 교체 시기가 되면 올인원타워 상단 조작부에 먼지봉투 교체알림 표시가 뜬다. 전용 먼지봉투는 버튼을 눌러 쉽게 교체할 수 있었다. 

다만 먼지봉투 자체에 기기에 고정하기 위해 플라스틱이 일체형으로 부착돼 있어 분리수거는 다소 번거로울 듯했다. 철저한 분리수거를 위해 단단하게 고정된 플라스틱을 제거하다가 먼지를 다시 쏟아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LG오브제컬렉션 청소기 사용 모습. /사진=백유진 기자 byj@

◇ 청소 귀찮아도 이것만 있으면

디자인에 혹해 청소기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될 일. 10분쯤 청소기를 돌리다 보면 다시금 좁은 집에 감사하게 되는 묵직한 무게감이 온다. 이를 제외하면 청소기 자체는 쓸만했다. 사실 LG전자를 국내 청소기 시장의 일인자로 만들어준 '코드제로' 라인업이니 성능은 보장된 셈이다. 

물걸레 흡입구를 사용해 먼지 청소와 물걸레질을 동시에 하려면 전원 버튼을 누르고 우측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된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특히 물걸레 청소와 먼지 흡입이 동시에 가능한 점은 신기했다. 물걸레 전용 흡입구인 파워드라이브 물걸레를 연결하면 청소기 한 대로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가 모두 가능했다. 물론 일반 흡입구에 비해서는 먼지 흡입력이 떨어지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청소와 걸레질을 동시에 끝내고 싶은 '귀차니스트'들에게는 적합해 보였다.

번거로움이 전혀 없진 않다. 파워드라이브 물걸레를 사용하려면 먼저 흡입구 상부에 위치한 물통에 물을 채워 넣어야 한다. 걸레도 마른 상태로 사용해선 안 되고 충분히 물에 적셔야 한다. 자동 물 공급 시스템이 적용돼 있지만, 이는 청소하는 동안 물걸레가 마르지 않도록 촉촉하게 유지해주는 역할일 뿐이다.

LG오브제컬렉션 청소기에 사용할 수 있는 파워드라이브 물걸레 흡입구. 물통을 분리해 물을 넣으면 걸레가 마르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제품 사용 시간도 다소 아쉬웠다. 오브제컬렉션 청소기의 경우 보조배터리까지 총 2개의 배터리가 제공되는데, 최대 120분 사용이 가능하다. 배터리 1개당 한 시간인 셈이다.

다만 이는 흡입구를 장착하지 않고 표준 모드를 작동했을 때의 기준이다. 흡입구를 끼운 상태에서는 배터리 1개당 40분이다. 이마저도 강 모드를 사용하면 사용 시간이 20분으로 줄어들고, 터보 모드 사용 시에는 6분까지 감소한다. 스마트 인버터 모터가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강력하게 먼지를 흡입할 수록 사용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 LG전자 측 설명이다.

LG오브제컬렉션 청소기에 파워드라이브 침구 흡입구를 끼워 사용하는 모습. 매일 새까만 먼지를 덮고 잠을 자고 있었다./사진=백유진 기자

청소기와 올인원타워, 각종 액세서리를 포함한 LG 오브제컬렉션 청소기의 가격은 출고가 기준 150만원대다. '헉' 소리가 절로 나는 가격임에도 지난달 LG 코드제로 무선청소기 판매량 가운데 오브제컬렉션 청소기의 비중은 절반 이상이었다. 비용을 더 지불해서라도 편리함과 디자인을 사겠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사용해보니 기능과 디자인 측면의 강점은 확실히 느껴진다. 특히 집 안에 발이 묶인 소비자들이 인테리어에 더욱 신경을 쓰면서 디자인은 가전에 있어 중요한 소구 포인트가 됐다.

하지만 먼지 비움 기능에서는 LG전자가 후발주자다. 삼성전자는 청정스테이션으로 먼지 비움 기능의 선두를 잡았다. 올인원타워는 앞서가는 청정스테이션이라는 큰 벽을 넘어야 한다. 오브제컬렉션을 내건 LG전자가 국내 청소기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킬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겠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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