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김일성 회고록과 히틀러 자서전

기자 입력 2021. 4. 23. 11:31 수정 2021. 4. 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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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주제인 김일성을 학술 연구 대상으로 삼은 첫 학자는 서대숙(90) 하와이대 명예교수다.

컬럼비아대에서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 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북한의 지도자 김일성(1988)'을 펴냈다.

그의 연구는 김일성 가짜설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

유 씨는 연구서에서 "김일성이 항일투쟁을 한 것은 사실이나, 북한은 이를 뻥튀기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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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금단의 주제인 김일성을 학술 연구 대상으로 삼은 첫 학자는 서대숙(90) 하와이대 명예교수다. 컬럼비아대에서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 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북한의 지도자 김일성(1988)’을 펴냈다. 서 교수의 책은 1989년 국내에서 출간됐는데 번역자는 서주석 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다. 김일성의 항일운동 관여와 북한에서의 권력 장악 과정을 객관적으로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노무현 정부 때 국가안보회의 사무차장을 지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전문가로 꼽힌다.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연구로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연구는 김일성 가짜설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 선보인 ‘김일성 1912∼1945’는 조선족 관점에서 쓰인 연구서다. 조선족인 유순호(62) 씨는 만주 일대를 20년 가까이 답사한 끝에 전 3권의 김일성 연구서를 펴냈다.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전 8권)가 최근 국내에서 출간됐다. 김일성이 80세 생일을 맞은 1992년부터 1997년까지 북한이 발간한 것을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이 그대로 펴냈다. 북한판 회고록을 국내 출판사가 리프린트를 한 셈이다. ‘세기와 더불어’는 김일성의 출생부터 1945년까지의 활동을 담은 것으로 유 씨의 연구서와 다룬 시기가 겹친다. 그러나 북한이 대외선전용으로 발간한 책인 데다 만주 항일투쟁도 김일성 중심으로 미화했다는 비판이 많다. 유 씨는 연구서에서 “김일성이 항일투쟁을 한 것은 사실이나, 북한은 이를 뻥튀기했다”고 주장한다.

독일 정부는 지난 2015년 아돌프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 재출간 결정 때 비판적 시각을 담은 학술적 주해(註解)를 곁들이도록 하면서 일반의 접근도 제한했다. ‘나의 투쟁’이 신나치 선전용 책자로 악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나의 투쟁’ 저작권 70년 시한이 다가오자 독일 법무 당국이 반선동법을 적용, 무비판적인 출간을 차단한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 2011년 8월 ‘세기와 더불어’를 이적 표현물로 판결한 바 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버젓이 출간됐다. 유 씨에 따르면 ‘세기와 더불어’의 왜곡·과장 부분은 100곳이 넘는다. 이제 북한 체제 선전물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져 교과서에까지 실리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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