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대검, '이성윤 수사심의위' 소집 결정
[경향신문]
대검찰청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대검은 다만 이 지검장이 신청한 전문수사자문단은 열지 않기로 했다.
대검은 23일 “피의자(이 지검장)의 신분, 국민적 관심도, 사안의 시급성 등을 고려해 수원고검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며 “피의자의 방어권 보호를 위해 수사팀과 피의자의 공통 요청 대상인 ‘공소제기 여부’ 뿐만 아니라 피의자 요청 사안인 ‘수사계속 여부’도 포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수사심의위 운영지침에 따르면 검사장은 검찰총장에게 소집을 요청할 수 있고, 검찰총장은 요청을 받아들여 부의심의 절차 없이 수사심의위를 소집할 수 있다.
대검은 “위원회 개최 일시는 위원회에서 관련 절차에 따라 신속히 결정할 예정”이라며 “전문수사자문단에 대해서는 수사심의위를 소집하는 점을 고려해 별도로 소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사심의위는 법조계·학계·언론계·종교계 등 외부 인사와 일반 시민이 참여해 중요 사건의 수사 계속과 기소 여부 등을 심의하는 기구다. 전문수사자문단은 대검과 일선 검찰청 사이 여러 의견이 있을 때 검찰총장의 직권으로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기구다. 두 기구의 의견은 모두 권고적 효력만 있어 검찰이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이 지검장은 전날 대검에 전문수사자문단을, 수원지검에 수사심의위를 소집해달라고 신청했다. 검찰 수사팀을 믿을 수 없어 외부의 시각으로 자신의 무혐의를 입증받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지검장은 2019년 6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재직 당시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김 전 차관 출국금지 과정에 불법이 있었는지 수사하려고 하자 이를 중단하라고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팀은 대검에 이 지검장 기소 의견을 보고했고, 대검도 이 지검장 기소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을 총지휘하는 수원고검도 이 지검장의 신청 직후 대검에 이 사건 수사심의위를 신속하게 소집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검장의 신청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기소 의견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수원고검은 “사건관계인이 신청하면 부의심의위 구성·심의·의결을 거쳐야 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며 “오인서 수원고검장이 직접 조 차장검사에게 신속한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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