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시간 많아진 형제들..좋은 관계 비법은

유채연 2021. 4. 2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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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형제끼리 집에서 보내는 시간 많아져

'올바른 다툼 문화' 만들고 중재자로서 부모 역할 되새겨야

형제를 위한 공동 활동, 부모와의 개인적인 시간도 중요


코로나로 인해 많은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특히 아이가 둘 이상 있는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함께 놀면서 서로 다투는 횟수 역시 잦아질 수밖에 없다.


4월 10일 형제자매의 날을 맞아 독일 알트뮌스터의 SOS-어린이마을의 전문가 크리스티나 케른은 코로나 시기에 형제자매가 집에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8가지 팁을 소개했다.


1. 형제끼리 존중하기


한 배에서 나온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항상 일치된 의견을 가질 순 없다. 서로의 의견을 주장하면서 아이들은 다투게 되는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인지발달과정이다. 형제자매끼리 싸우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어떻게 자기 의견에 정당성을 부여하는지, 어떤 식으로 양쪽 의견의 균형이 이루어지는지,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실천에 옮기는지 그리고 상호 간의 협의점에 도달하는 과정이 그 예이다. 심지어 매번 형제 사이에 심각한 다툼이 지속되었다 하더라도, 아이들은 대개 스스로 이러한 다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노력한다.  


2. 우리 가족 안의 올바른 다툼 문화 만들기


부모들은 무엇보다도 가족 내에서 긍정적인 다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은 심리적 안정이 보장된 환경에서 갈등을 해소해가는 과정을 더 잘 배울 수 있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규칙을 세우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특히 가장 중요한 규칙으로는,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상호 간 신체적 폭력은 금지하는 것이 있다. 


아이들끼리 큰 다툼이 일어났을 경우, 아이들의 기분이 어느 정도 풀리면, 항상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지금 기분이 어때? 그럼 네 누나의 기분은 어떨 것 같아?" 등의 질문을 하고, 이를 통해 형제가 다툼 이후 서로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격려한다. 아이들은 이렇게 사소한 것으로부터 다툼은 나쁘지 않은 것이고, 다툼 이후에도 다툼 전처럼 상대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배운다.


3. 중재자로서 부모의 역할


부모는 항상 아이들이 싸우는 즉시 바로 중재자로서 그 상황에 개입해서는 안된다. 아이들은 이미 여러 가지 의견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만약 아이가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해 부모에게 와서 도움을 요청한다면, 그때 부모는 그 다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위 두 번째 방법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질문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형제들 스스로가 서로를 이해하며 다툼을 해결할 수 있게끔 중재를 시도해야 한다. 때때로 양쪽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 역시 형제간 갈등 해소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누가 얼마 동안 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도 되는지 정확하게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4. 아이를 개인 인격체로 존중하기


어른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 역시 비교당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모든 사람은 그 사람 그 자체로서 가치 있다고 알려줘야 한다. 누가 영어나 수학을 더 잘하던, 축구를 잘하는지 등은 개인의 가치를 판단하는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말해야 한다. 모든 아이들은 개인적인 특성에 상관없이 부모에게 사랑받는다고 말하는 것은 아이들 개개인이 자기의 정체성 형성과 건강한 자존심 또는 자기 가치의식의 형성하는 데 크게 작용한다. 부모는 아이들이 자기의 관심사와 흥미를 파고드는 것을 지지하고 응원해야 한다. 단순히 형이 축구를 즐겨한다고 해서, 축구가 자동적으로 동생의 취미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부모는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5. 형제를 위한 공동 활동 편성하기


아이들이 하루 일과와 여가시간을 계획할 때 부모는 형제가 공동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편성할 수 있도록 개입해야 한다. 형제간의 공동 주간 계획이 형제간의 사이를 돈독히 하는데 특히 도움을 줄 수 있다. 부모는 아이들의 모든 요구와 바람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며, 아이들 모두가 좋아하는 공통적인 관심사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어디로 소풍을 가면 좋을지, 집에서 어떤 식으로 놀아야 모두가 즐거울지에 대해 아이들 모두의 관심사가 반영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 전체의 지지가 필요한데, 봄맞이 대청소에서 모든 가족 구성원이 각자 역할을 도맡는 것이 그 예가 되겠다.


6. 나이 차이 인식하기


만약 형제간에 나이 차이에 따라 다른 규칙이 적용된다면, 이는 형제간의 질투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부모는 '나이‘에 따라 어떤 행동이 허락되고 또 어떤 행동이 제약되는지 명확하게 아이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아이들은 이를 통해 어떤 것이 제 나이에 알맞은 것인지 배우고, 또 어쩌면 해가 바뀌면서 나이로 인한 제약이 점점 풀리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어린 형제들이 있는 10대 청소년의 경우 집안에서 쉽게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데, 부모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 역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부모는 항상 "엄마 아빠는 언제든 네 의견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고 그 내용이 어떻든 귀 기울여 듣겠다"라고 말해야 한다. 


또한 어린 동생에게 자기 전 책을 읽어주는 등과 같은 작은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10대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을 믿고 지지한다는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만약 사춘기 아이가 본인만의 시간을 필요로 할 경우, 동생들은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차이를 인지하고, 사춘기 형제를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7. 부모와 개인적인 시간 보내기


아이들은 관심받길 원하며, 이로 인해 형제들 사이에 종종 관심받기 경쟁이 불붙기도 한다. 이럴 때일수록 부모들은 아이들 그리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활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 각각과 따로 시간을 보내는 두 가지 사이에서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큰 아이가 오후에 친구를 만나러 갔을 때, 둘째와 엄마, 아빠 셋이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던지, 혹은 첫째와 아빠 또는 엄마 둘이서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한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8. 좋은 기억 수집하기


부모는 아이들이 다투고, 화해해야 하는 상황에서, 형제가 함께 단합했거나, 서로를 지켜주었던 좋은 기억을 상기시켜줄 필요가 있다. 이는 아이들에게 용기와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데, 특히 형제 사진첩을 만드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형제가 함께한 시간을 사진 찍어 모은 뒤, 함께했던 시간을 형제가 같이 되돌아보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형제 사이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긴 형태의 인간관계이다. 형제관계는 수년간에 걸쳐 형성되며, 장난감으로 인해 생긴 단순한 다툼으로는 붕괴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들이 다툰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집에서 먼지 나게 다투는 일이 잦다고 해도, 아이들은 분명 더 많은 것들을 함께 경험하고, 그중에서도 좋은 경험들을 통해 형제는 서로 간에 신뢰도 높은 관계를 완성시키기 때문이다.


독일 힐데스하임 = 유채연 글로벌 리포터 ryuchaeyeon@gmail.com


■ 필자소개

한국 독어독문학과 졸업

독일 교육학 전공

전 한글학교 교사

현 독일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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