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전 태평양 건넌 한국계 소녀, 1,300명 이끄는 '월가 저승사자' 됐다

곽윤아 기자 입력 2021. 4. 23. 16:11 수정 2021. 4. 2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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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전 미국으로 건너와 20년 넘게 법조인의 길을 걷던 한국계 전직 여성 검사가 1,300명을 이끄는 '월가 저승사자'가 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2일(현지 시간) 신임 집행 국장에 전직 연방 검사였던 알렉스 오(53·사진)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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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집행국장에 알렉스 오 임명
유색 인종 여성으로 처음 발탁
"기업 불법 행위 적발 전념할 것"
알렉스 오. /폴 와이스
[서울경제]

42년 전 미국으로 건너와 20년 넘게 법조인의 길을 걷던 한국계 전직 여성 검사가 1,300명을 이끄는 ‘월가 저승사자’가 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2일(현지 시간) 신임 집행 국장에 전직 연방 검사였던 알렉스 오(53·사진)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SEC 집행 국장으로 유색인종 여성이 발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EC 집행국(Enforcement Division)은 지난 1972년 SEC 내 다양한 부서에서 처리했던 집행 업무를 통합해 만든 곳으로 약 1,300명의 직원을 거느리면서 증권법 위반 관련 조사를 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오 신임 국장은 이날 취임 성명을 통해 “집행국은 SEC 임무의 핵심 요소인 투자자 보호와 공정하고 질서 정연한 시장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미국의 자본시장을 세계 최강으로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업과 경영자들의 불법행위를 적발해 기소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오 국장은 11세 때 미국 메릴랜드주로 건너가 1990년대 후반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가 법조인의 길을 걸으면서 초점을 맞춘 것은 화이트칼라 금융 범죄였다. 실제로 오 국장은 2000년부터 약 4년간 월스트리트 금융가를 관할하는 뉴욕 남부 지방 검찰청에서 검사로 활동하면서 증권 관련 상품 사기 태스크포스에 참여했다. SEC 신임 국장으로 임명되기 전에는 워싱턴DC 소재 로펌인 '폴 와이스 리프킨드 와튼 앤드 개리슨'에서 17년간 활동하면서 '반부패 및 해외부패방지법' 그룹의 공동 의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이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로 활약했다.

법조인으로서의 능력도 인정받아 변호사 시절에는 선임 변호사를 맡아 다수의 배심원단 재판에 참여하기도 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알렉스가 미국의 시장에서 범법 행위를 적극적으로 뿌리 뽑기 위한 집행 국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SEC 위원장인 겐슬러는 월가의 대형 은행과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보다 더 엄격한 법 집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EC는 최근 화이트칼라 범죄 수사 경력을 갖춘 연방 검사 출신 법조인을 집행 국장으로 선호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로 오 국장은 물론 직전 4명의 전임자도 모두 연방 검사 출신이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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