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까지 날아간 벨기에 대사 부인 사건 "한국인 분노했다"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이 옷가게 직원을 폭행한 일로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BBC 등 외신들이 해당 사건을 소개했다.
23일 BBC,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은 “대사 부인이 체포나 구금을 피할 수 있는 외교적 면책특권 대상이라는 주장이 알려지며 한국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당시 현장이 담긴 CCTV 화면과 폭행을 당해 볼이 벌겋게 달아오른 직원의 사진을 게재했다.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은 앞서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의 한 옷가게에서 자신의 옷을 들춰보며 구매 여부를 확인한 직원의 뺨을 때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당시 대사 부인은 한 시간가량 옷을 입어본 후 가게를 떠났고, 매장 직원은 부인을 따라 나가 그가 해당 매장의 옷을 계산하지 않고 입고 나갔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대사 부인은 이에 격분해 직원을 밀고 뺨을 때리는 등 몸싸움을 벌였다. 매장 안에 있던 직원이 부인을 말렸지만, 그는 다른 직원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 부인이 직원을 폭행하는 장면은 고스란히 매장 CCTV에 담겼다. 논란의 시발점인 옷은 대사 부인의 것으로 확인됐다.
BBC는 “직원은 대사 부인이 물건을 훔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래서 그가 입고 있는 옷이 자신의 옷인지 확인하기를 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방송은 이어 “벨기에 대사 부인이 기소를 피하기 위해 외교적 면책특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라며 “한국에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레스쿠이에 대사는 논란이 커지자 전날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 성명을 내고 “주한 벨기에 대사는 지난 4월 9일 벌어진 그의 부인에 관련된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그의 부인을 대신해 피해자에게 사과드린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녀가 한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 밝혔다.
대사관 측은 성명에서 레스쿠이에 대사는 이번 사태를 경찰 조사가 시작된 이후에야 알았다고 강조했다.
레스쿠이에 대사는 “사건에 대한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므로, 이번 사건에 대해 코멘트하거나 인터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스쿠이에 대사는 “부인이 현재 뇌졸중으로 인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어 현재 경찰 조사에 임할 수 없는 상태”라며 “부인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경찰 조사에 협조하여 이번 불미스러운 일이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사 부인 A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대사관 측에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A씨 측은 면책특권을 앞세워 응하지 않고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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