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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새 총장, 대통령 국정철학과 맞아야"

류영욱 입력 2021. 04. 2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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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외압 의혹 받는 이성윤
검찰총장 유력 후보군 시사
29일 총장추천위 열리는데
대검, 수사심의위 신속결정
차기 검찰총장 후보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놓고 검찰과 법무부의 속도전이 시작됐다. 검찰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지검장이 신청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신속히 개최한 후 사법 처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사진)은 "차기 총장은 대통령 국정 철학과 상관성이 있을 것"이라며 이 지검장이 유력 후보군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23일 대검은 이 지검장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의 신분, 국민적 관심도, 사안의 시급성 등을 고려해 수원고검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피의자의 방어권 보호를 위해 수사팀과 피의자의 공통 요청 대상인 공소제기 여부뿐 아니라 피의자의 요청 사안인 수사 계속 여부도 포함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 지검장은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에 외압을 넣은 혐의로 수원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는데, 전날 "수사 공정성과 객관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전문수사자문단과 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심의위는 법조계와 학계, 언론계, 문화계 등 각계 외부 전문가 150~250명 중 15명을 추첨해 이들이 구속영장 청구·기소·수사 계속 여부 등을 판단해 권고하는 제도다. 권고에 강제성은 없다.

이 지검장이 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뒤 검찰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전날 오인서 수원고검장은 신청 직후 대검에 직권 소집을 요청했다. 심의위는 통상 사건관계인의 신청 후 지방검찰청 단계에서 부의심의위를 거친 후 열린다. 그러나 지방검찰청장이 총장에 직권 신청하면 부의심의위 단계를 생략할 수 있다. 이후 대검이 곧바로 오 고검장 요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심의위는 평소보다 이른 시일 내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통상 심의위는 신청 후 2~3주 후 열렸다. 대검은 "개최 일시는 위원회에서 관련 절차에 따라 신속히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문수사자문단은 심의위 개최를 고려해 소집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검찰이 심의위 소집에 속도를 내는 것은 차기 총장 후보 인선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지검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임 총장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김학의 사건'의 주요 피의자로 지목되고 검찰의 기소 방침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권력형 비리 피고인이 검찰 수장이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여론이 나왔다.

그러자 그는 그동안 거부했던 소환 조사를 자진해 받고, 심의위를 신청하는 등 적극적인 방어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선 "기소 시점을 늦추기 위한 대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검찰이 총장 후보 결정과 관계없이 이 지검장을 사법 처리하기 위해 속도를 낸다는 것이다.

법무부도 '이성윤 탈락설' 진화에 힘쓰는 모양새다. 이날 박 장관은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차기 검찰총장 인선 기준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클 것"이라고 했다. 이 지검장은 현 정부 아래 요직을 거치면서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됐다. 전날엔 이 지검장의 심의위 소집 직후 총장추천위원회(위원장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첫 회의를 29일에 소집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법무부와 이 지검장이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박 장관은 "추천위 회의는 절차가 하나 끝나 다음 절차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일정이지, 일선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상관성은 전혀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차기 총장 후보로는 이 지검장을 비롯해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 등 전직 검찰 인사들과 구본선 광주고검장, 강남일 대전고검장 등이 꼽힌다. 김오수 전 차관은 '김학의 사건' 피의자로 고발된 상태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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