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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실업자 통계에 안잡히는 '그림자 실업' 200만돌파

양연호 입력 2021. 04. 23. 17:21 수정 2021. 04. 2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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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분기보다 36만명 늘어
2030이 98만명, 절반에 육박
통계상으론 실업자로 잡히지 않지만 실제로는 일자리가 없어 놀고 있는 잠재적 구직자가 올해 1분기에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 대부분 자신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없거나 원하는 임금 수준에 맞는 일거리가 없어 구직 활동조차 포기한 사람들이다. 정부는 지난달 취업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자 고용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자평했지만 사실상 실업 상태에 빠진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3월 우리나라 잠재구직자는 206만명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많았다. 1년 전 같은 기간 170만명보다 36만명(21.2%) 늘어 증가폭도 최대를 기록했다. 잠재구직자는 최근 4주간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로는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취업을 희망하고 당장 취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경제활동인구와 실업자의 경계선상에 걸쳐 있는 '잠재실업자' 또는 '그림자실업자'로 불린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작년까지만 해도 매년 1~3월 기준 160만~180만명대를 오르내리던 잠재구직자는 작년 12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200만명을 넘어선 잠재구직자 가운데 20·30대는 98만3000명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아예 취업시장에서 이탈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라며 "정부가 공공일자리보다 민간에서 얼마나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가 공급되고 있는지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연호 기자]

"일자리 있겠나…" 지레 포기한 청년들

그림자 실업 200만 돌파

"찾아봤자 헛수고" 이유 들어
잠재실업자 74%, 구직 접어
文정부 출범후 포기 크게 늘어

"공공알바 양산 그만두고
노동개혁·규제완화 힘써야"

여행 가이드로 일하던 윤 모씨(34). 그는 코로나19 1차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3월 회사에서 해고된 뒤 1년 넘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재취업을 시도했지만 윤씨가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서비스업종 회사들이 채용 공고를 내지 않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윤씨는 "재취업 준비만 1년이 넘어가는데 이제는 몸도 마음도 지쳐 가끔 소일거리나 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주부 신 모씨(63)도 일자리·생활비 문제로 밤잠을 설치는 날이 잦다. 퇴직한 남편이 받는 연금과 월세로 생활비를 대고 있지만 부동산 등 세금 부담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30대 딸은 작년 초 졸업한 이후 아직도 취직에 실패해 집에서 놀고 있다.

23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잠재구직자 206만명 가운데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유로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라고 답변한 인원은 153만1000명(74.3%)을 차지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106만명에서 4년 만에 153만명으로 44.4% 늘었다. 최근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던 잠재구직자 중 최근 1년 사이에 구직활동을 했던 인원은 2017년 55만9000명에서 올해 81만5000명으로 무려 25만6000명 증가했다. 실업 상태에 있던 사람들이 1년 넘게 구직활동을 하다가 취업에 실패해 아예 포기해버렸다는 얘기다.

잠재구직자란 취업을 하고 싶고 일할 시간적 여유도 있지만 정작 구직활동은 하지 않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유로는 육아나 가사, 통학, 심신장애 등도 있지만 대다수는 '전공이나 경력에 맞는 일자리가 없어서' '원하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어서' '주변에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 '찾아봤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 등 고용시장 상황과 관련된 사유다.

잠재구직자는 청년층보다 중장년층 이상에서 많이 늘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60대 이상에서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60대 이상 잠재구직자는 작년 1~3월 37만5000명이었는데 1년 만에 48만3000명으로 10만8000명(28.8%) 증가했다. 50대 역시 23만9000명에서 31만명으로 7만1000명(29.7%) 늘었다.

청년층도 사정은 좋지 않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인구 대비 취업자)은 43.3%로 지난해 3월(41.0%)보다 2.3%포인트 올라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개선 폭이 가장 컸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단순 노무직(11%) 증가 폭이 크고 대졸 취업자들이 지원하는 사무직(1.6%)은 증가 폭이 작았다. 추 의원은 "정부가 세금으로 고용하는 공공알바 양산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노동 개혁과 규제 완화라는 '진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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