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성동구청장 "35층 룰 완화해야..성수동 49층 재개발 추진"

김재중 2021. 4. 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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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현실화 너무 빠르다, 속도조절 필요.."GTX-C 왕십리역 정차하면 편리해질 것"
정원오 성동구청장

“서울시의 ‘35층 룰’은 완화되어야 하는 규제입니다.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에도 줄곧 건의해 왔던 내용입니다. 2011년 성수전략정비구역 지정 당시 49층으로 고시된 것을 시장이 바뀌었다고 이제 와서 바꾸면 행정의 일관성 문제가 생깁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22일 집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성수전략정비구역의 주택재개발 사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 구청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거래 자체를 금지하는 게 아니라 실수요자 중심으로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조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성수전략정비구역은 4개 지구에 각각 조합이 설립되어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5층 룰 완화를 시사했고, 서울시의회도 시민들이 원한다면 시와 협의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구청장은 “도시경관의 관리는 시야 확보가 중요한데, 시야를 확보하는 동시에 개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용적률을 완화해 35층 이상 고층 건물을 짓게 하고 대신 건폐율을 낮추는 식으로 건물 간격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시민들의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한 ‘35층 룰’ 취지를 살리면서 고밀도 개발을 통한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구청장은 뉴욕의 슬렌더(slender) 빌딩을 예로 들었다. 슬림한 초고층 건물인 슬렌더 빌딩은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다양하게 창출하면서 도심 경관 관리에도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올해 완공 예정인 뉴욕의 ‘111 웨스트 57’ 빌딩은 대지면적과 높이 비율이 1대 24이고 지상층만 87층에 달해 전 세계에서 가장 슬림한 건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구청장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지역 민심을 전하며 방향 전환과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성동구의 경우 공시가격 6억원 이하 가구가 35%, 6억~9억원 34%, 종합부동산세 구간인 9억원 이상은 31%에 달한다”며 “공시가격 현실화율 속도가 너무 빨라 부담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특례 세율을 올해부터 적용해 6억원 이하, 1세대 1주택에 대한 재산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데 6억~9억원 1주택에 대해서도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투기적 수요, 다주택자를 억제해서 집값을 안정시키는 것인 만큼 실수요자인 1세대 1주택 5년 이상 장기보유자와 수입이 없는 은퇴자에 대해서는 세금을 감면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부세는 1세대 1주택에 대한 ‘장기보유, 고령자’ 공제가 이미 시행되어 부담을 완화하고 있으니 이같은 공제제도를 재산세에도 도입하자는 것이다.

성동구는 수도권 급행열차(GTX)의 왕십리역 정차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연구용역을 통해 왕십리역 정차가 비용편익(B/C) 분석에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토부에서도 지난해 말 GTX-C 노선의 추가 역 신설이 가능하고, 주민들의 교통수요를 반영하겠다는 고시를 발표했다. GTX가 왕십리역에 정차하면 이동이 편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도 ‘왕십리 역세권 개발’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서울시와 적극적으로 팀플레이를 펼쳐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동구는 서울 숲 삼표레미콘 공장에 대한 도시관리계획(변경) 결정 절차가 끝나면 이전 부지에 대한 공원 실시설계를 통해 서울숲과 중랑천·한강변을 잇는 수변 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서울시와 합의가 됐는데 박원순 전 시장의 유고로 도시계획 절차가 중단된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면서 “삼표 레미콘 이전이 오 시장의 공약이기도 하기 때문에 좀 늦어지더라도 반드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절차는 현재 서울시의회 의견청취가 끝나고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준비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오 시장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도입 제안과 관련해 “자치구에서도 제안했었다. 필수노동자, 요양보호사, 정기회원 등 주기적으로 검사해야 하는 분들한테 키트를 줘서 숙련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자가검사키트가 위음성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그린라이트’보다는 확진자를 걸러내는 ‘레드라이트’로 활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성동구는 지난 1일부터 성동구청 3층 대강당에 서울시 1호 백신접종센터를 열고 서울대병원 전문 의료진과 함께 만75세 이상 어르신과 노인시설 입소자 등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 1호 백신접종센터 유치는 그동안 성동구가 모범적인 방역을 펼쳤고 정 구청장의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 구청장은 “삶터, 쉼터, 일터가 조화롭게 발전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우선 삶터 기능 확충을 위해 보육과 교육 분야 개선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현재 성동구는 공보육률 1위(68%)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자리매김했고, 공교육 만족도가 지난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2위를 기록했다. 정 구청장은 “쉼터 기능을 위해 생활체육시설, 공원을 지속해서 확충해왔고 일터 기능을 위해선 세금감면, 규제완화, 원스톱서비스 등으로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왔다”고 소개했다. 서울시가 지난 2월 발표한 서울 지역내총생산(GRDP)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도 성동구의 GRDP 규모는 총 11조 6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7.0%의 성장률을 기록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정 구청장은 “이는 삶터와 쉼터, 그리고 ‘일터’의 조화를 꾀하는 성동구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등 100여개 기획사가 성동구로 옮겨와 문화계에서는 ‘성동의 시대’라고 한다”며 “성동의 도시브랜드는 문화복합 클러스터 기능을 가진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가장 창조적인 도시 만드는 일을 남은 임기에 추진하겠다”고 했다.

성동구는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둥지내몰림) 방지 조례 제정, 필수노동자 응원 캠페인, 아파트 경비원 호칭 관리원으로 변경 등 ‘다함께 잘 사는 포용도시’를 선도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도시의 목표는 지속가능성인데 그걸 높이기 위한 필수요건은 포용성”이라며 “포용하려면 약자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한 부분을 행정이 먼저 대안을 제시하고 방법을 만들어내면 법이 고쳐지고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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