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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우버가 탐낸 기업..이름까지 바꿀 판인 SKT [한입경제]

김종학 기자 입력 2021. 04. 2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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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37년 만에 사업구조 개편
통신업 벗어난 선택과 집중
이커머스+모빌리티+반도체+5G
차세대 IT 플랫폼 승자될까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요즘 주식시장에서 동학개미들의 주식 삼성전자보다 더 핫한 기업이 SK텔레콤입니다. 37년 만에 이뤄지는 지배구조, 사업 재편 기대로 한 달간 꾸준히 상승한 SK텔레콤 주가는 31만원선, 2000년 7월 이후 무려 20여년 만에 최고가로 올라섰습니다.

SK텔레콤은 30여년간 무선통신시장에서 1위 사업자이지만 LTE-A, 5G 인프라 투자와 가입자 유치가 전부인 고리타분한 통신사업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 회사로도 여겨져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3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 체제로 인적분할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시하고 상반기 중에 이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 회사를 바라보는 평가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T맵 모빌리티 중심의 미래 플랫폼 사업군과 기존 통신, 방송사업을 묶은 사업회사로 나뉘면서 완전히 새로운 기업이 될 준비를 마친 회사, 이미 아마존, 우버와 손을 잡고 아예 이름까지 바꿀 작정이라는 SK텔레콤, 왜 이런 변화를 시도하는 걸까요?

● 명품 번호로 각인…30년 전 완성한 통신왕국

명품 전화번호 하면 과거엔 011이었죠. 4050세대에게 친숙한 배우 한석규 씨의 광고 내레이션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로 각인된 잘 터지고 빠르고 있어보이는 번호의 통신회사가 SK텔레콤입니다. 요즘은 김연아, 페이커 광고모델로 더 익숙하다고 하죠.

이러한 SK텔레콤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탄생해 SK그룹의 주축이 된 기업입니다. 30여년 전 최태원 회장의 아버지 故 최종현 회장의 베팅이 없었다면 지금의 SK그룹도 아마 없었을 겁니다. SK의 전신인 선경은 원래 정부에서 넘겨받은 직물공장에서 출발했죠. 그러다 최종현 회장이 84년 옛 대한석유공사를 사들이고서 당시 최초의 무선통신회사 한국이동통신 지분을 웃돈 얹어 4,200여억원에 사들인 게 지금의 SK텔레콤입니다.

1996년 세계최초의 2G 서비스 CDMA 이동전화 상용화해 세계 표준으로 만들고, 99년 파격적인 광고와 함께 등장한 TTL 브랜드로 성공 가도를 달리면서 SK텔레콤 주가는 2000년 상반기 삼성전자에 이은 시가총액 2위까지 올라서는 기록을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어찌된 일인지 2000년을 정점으로 20년간 긴 정체기에 빠집니다. 바로 SK그룹이 선택과 집중으로 통신 가입자 유치로는 한계에 이른 사업을 바꾸려 하는 이유가 되죠.

● 막강 반도체 기술에 플랫폼이 붙으면?…아마존·우버가 반했다

SK텔레콤은 이름만 통신 회사일뿐, 위와 같은 고민 속에 수 년에 걸쳐 사업부서, 포트폴리오를 쪼개고 다듬어온 회사입니다. 손자회사 SK하이닉스를 빼더라도 SK브로드밴드, ADT캡스, 11번가, Wavve(웨이브)와 같은 비통신 사업비중이 크게 늘었습니다.

전체 매출 가운데 유·무선 통신으로 71.8%(20년 4분기 기준), 투자·서비스가 26.2%를 차지할 만큼 사업 구조가 서서히 바뀌어온 회사입니다. 그런데 이런 변화를 자세히 따져보면 통신, 정유로 확보한 막강한 현금을 바탕으로 미래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인 5G통신 기술과 반도체 설계 기술, 보안, 콘텐츠를 모두 쥔 회사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이미 전기차, 자율차, 이커머스에 필요한 기업을 모두 손에 쥐고 있습니다. 2012년 인수한 현대전자, 지금의 SK하이닉스로 100조 기업을 키우고, OCI머티리얼즈, LG실트론, 인텔 낸드메모리까지 반도체라는 큰 축을 만든 경험이 있죠. 얼마 전엔 그룹차원에서 LG와 배터리 소송에도 합의해 관련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이런 관점에서 ICT 플랫폼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곳이 SK텔레콤인 셈이죠.

SK텔레콤의 투자 부문 가운데 주목할 부분은 국내 최다 가입자를 보유한 T맵 모빌리티입니다. 매일 7천400만건의 빅데이터를 접목한 구독형 모빌리티사업, 수도권 `플라잉카`를 추진하고, 세계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우버 테크놀로지와 합작해 카카오가 쥐고 있는 택시 호출 사업에도 발을 들일 예정이죠.

플랫폼 기업의 격전지가 된 이커머스에서는 아마존의 협력을 얻어냈습니다. 자회사인 11번가에서 아마존 투자를 받아 해외 직구 상품의 국내 유통을 보완하는 역할로 쿠팡과 경쟁할 전망입니다. 여기에 지상파와 함께 만든 웨이브 콘텐츠, 원스토어 등으로 미디어 커머스에도 발을 들였고, 세계1위 양자암호화 기술, 서버용 반도체 `사피온 X220`도 직접 설계하는 기술력으로 인공지능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기업으로 꼽힙니다.

● 탈통신으로 흑역사 탈출…SKT의 미래는

우리나라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약 7천만 명, 2017년부터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서로 가입자 뺏는 것 말고는 통신비로는 더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죠. 인프라에 수십 조원씩 들이지만 매출은 정체되는 바람에 과거 시총 2위였던 SK텔레콤은 늘 시총 10위밖 만성적인 저평가 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18조 6,247억원(전년 대비 5% 증가), 영업이익은 1조 3,493억원으로 21.8%나 성장했습니다. 올해는 상반기 중에 확정할 인적분할 계획의 밑그림만으로 증권가와 주식시장은 두 번째 전성기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SK텔레콤의 분할 이후 30조 규모의 기업가치를 반영할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플랫폼, ICT 기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37년 만에 기업을 쪼개고, 이제 정말 텔레콤이란 이름을 떼어낼지도 모르는 통신 1위 기업, 여기에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날개 달 수도 있는 회사, 한 번 더 기대해도 괜찮을까요?
김종학 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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