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년 전 택배 쌓였던 '다산 신도시', 지금은 해결됐을까?
[앵커]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아 발생한 택배 갈등 사태, 큰 논란이 됐죠.
그런데 2018년, 이미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경기 남양주 다산 신도시에서도 택배 노동자와 주민들 사이 택배 갈등이 있었는데, 3년이 지난 지금, 타협점을 찾았을까요?
이유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택배 노동자들이 손수레를 끌고 곳곳을 누빕니다.
높게 짐을 쌓고 아슬아슬하게 걷는가 하면….
바삐 움직이는 사이 상자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황상훈/택배 노동자 : "한 동에 무조건 대여섯 번은 왔다 갔다 해야 한다고 보시면 돼요. 제가 만보기를 한번 해봤는데 하루 2만 보 이상 걸어요."]
지상에 차량 진입이 안 돼 손수레로 배송한 지 3년이 넘었습니다.
[A 씨/택배 노동자 : "다산 신도시는 다 진입불가예요. 한 군데도 들어가게 해주는 데가 없어요."]
다산 신도시 아파트 가운데 이런 곳이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10여 곳입니다.
차 높이를 낮춘 '저상차'로는 지하주차장까지 갈 수 있지만 일반 차량보다 크기도 작고, 불편한 게 하나둘이 아닙니다.
[엄종수/택배 노동자 : "차 값이 2천만 원 넘어요. (이 아파트에서 일하려고 일부러 바꾸신 거예요?) 그렇죠. 이게 낮으니까 서질 못해요. 나이가 66세니까 힘들지, 안 힘들어?"]
아파트 출입구에 집하장을 만들어놓고, 지자체가 고용한 어르신들이 물건을 문앞까지 운반하는, 이른바 '실버택배'를 한때 도입해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금세 없던 일이 됐습니다.
[B 씨/택배 노동자 : "실버택배 하면은 서로 간에 저희도 돈도 안 되고 그 양반도…. (한번 했었다가 취소된 거예요?) 네."]
주민들 입장에선 택배 노동자들이 힘들다는 걸 모르지 않지만, 나름대로 할 얘기가 적지 않습니다.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설계 자체가 아파트에 차가 들어오게 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배달도, 오토바이가 다 지하로 다니고 있거든요. 아이들의 안전을 첫 번째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갈등이 진행 중인 강동구 택배 노동자들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음 주 파업을 할 수도 있다고 예고한 상황입니다.
다산 신도시의 전철을 밟지 않고 이번에는 현명한 해결책을 찾기를 동료 택배 노동자들은 소망합니다.
[황상훈/택배 노동자 : "강동구 그 얘기 뉴스 나온 것도 대단지던데 거기는 제가 볼 때도 되게 힘드실 것 같아요. 배송하시는 기사분들도 많이 힘드실 것 같고…. 좋은 방향으로 협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이유민 기자 (rea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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