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회초리 든다.. MZ세대의 반란

이한듬 기자 2021. 4. 25.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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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MZ세대가 바꾸는 기업문화] 20·30대 젊은 직장인 주축으로 권리강화 목소리 커져
지난해 8월13일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공장 본관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 상견례를 갖고 있다. /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LG전자에도 '사무직 노조'… 목소리 키우는 'MZ 화이트 칼라'


최근 일부 대기업에서 20~30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합성어로 1980년~2000년대 초 출생자를 가리킴)를 주축으로 한 ‘사무직 노동조합’ 설립이 이어지고 있다. 생산직 노조 중심으로 진행되던 교섭만으론 사무직의 입장과 처우를 제대로 대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성과급·연봉·인사평가 체계의 공정성 문제에서 시작된 불만이 노동운동이나 투쟁과는 거리가 멀었던 MZ세대, 그것도 화이트칼라 집단의 권익 찾기 문제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현대차 등 대기업 사무직 노조 설립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최근 사무·연구직 직원들은 별도의 사무직 노조인 ‘HMG사무연구노조’(가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가입의사를 알아보기 위해 개설된 네이버 밴드에는 현대차는 물론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오트론·현대로템·현대위아 등 계열사 직원 4000여명이 가입해 노조 설립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임시집행부는 노무사·노무법인 5곳을 선정해 노조 설립을 법리적으로 검토한 후 관할지역 고용노동청에 노동조합 설립 신고증을 제출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법적 하자가 없을 경우 신고서 제출 시점부터 3일 이내에 노조 설립 신고증을 교부하기 때문에 적어도 4월 안에는 현대차그룹 사무직 노조가 공식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에선 4월7일 사무직 노조가 출범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곡성·평택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으며 서울엔 중앙연구소가 있다. 총 임직원 5000여명 가운데 생산직 노동자는 3500여명, 사무직 노동자는 1500여명이다.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는 본격적으로 집행부를 구성하고 현재 조합원 가입신청을 받고 있다.

LG전자에서도 지난 3월 초 ‘사람중심 사무직 노조’가 설립됐다. LG전자의 사무·연구직 비중은 2만5000명으로 전체 직원 4만여명의 62.5%에 달한다. 현재까지 3500여명의 사무·연구직원이 노조에 가입했다.

주요 기업에서 사무직 노조가 잇따라 설립되는 이유는 기존 생산직 중심 교섭 체계로는 사무직의 입장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불만 때문이다. 그동안 기업 근로자의 대표는 생산직 노조였다. 생산현장 일선에서 겪는 잔업·야근·특근 및 처우 문제를 회사 측과 직접 교섭하며 임금·상여금·복지혜택 등을 조율해왔다.

이 과정에서 사무직의 근로 형태 등은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생산직에만 유리한 합의안을 이끌어낸 게 사무직 노조 출범의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생산직 중심 임단협에 불만 팽배

현대차는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생산직 노조가 전년보다 후퇴한 수준의 기본급과 성과급에 합의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사무직 근로자들은 생산직 근로자들이 임단협 장기화 시 성과급을 받지 못하고 퇴직할 것을 우려해 협상에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올해 교섭에서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생산·품질 경쟁력 향상을 위해 격려금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문제는 격려금을 생산직에게만 지급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사무직 차별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생산직과는 별도로 사무직 노조를 설립하는 기폭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 관계자는 “생산직 못지않게 회사 성장과 발전에 기여해 왔음에도 ‘화이트칼라’라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한 임금체계나 근로조건 개선 등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 한 번 내지 못했다”며 “회사와 최소한의 소통창구조차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유준환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 위원장은 “회사 전체 직원의 60% 이상이 사무·연구직임에도 기존까지는 생산직 노조를 중심으로 교섭이 이뤄져 사무직 입장을 전달할 창구가 사실상 전무했다”며 “사무직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기 위해 노조를 출범했고 앞으로 생산직 노조와는 별도로 사무직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려 최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 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기업 내 잇단 사무직 노조 설립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노동운동이나 투쟁과는 거리가 먼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 사무직 노조 설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인원 대다수는 재직 기간 8년 미만 직원들이다. 현대차 사무직 노조 임시집행부가 가입 의사를 밝힌 직원 1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30대가 88%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40대가 10%, 50대가 2%였다.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표지석. / 사진=뉴시스 김병문 기자
◆MZ세대 주축으로 노조 설립

LG전자 역시 현재까지 사무직 노조에 가입한 3500여명 가운데 과반이 20~30대다. 노조 설립을 주도한 유준환 위원장도 올해 31세의 4년 차 연구원이다. 유 위원장은 “대학시절 노동 운동은커녕 학생회 활동도 한 번 해본 적 없다”며 “직장을 다니면서 성과급에 대해 불만이 누적된 가운데 올해 초 화제가 됐던 다른 기업들의 성과급 이슈를 계기로 노조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립 과정에서 비슷한 또래의 회사 동료들 역시 나와 비슷한 불만을 가졌다는 것을 알았다”며 “사무직 노조 설립을 지지하는 의견도 예상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에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정한 성과 측정과 보상을 원하는 젊은 MZ세대들이 자신의 업무성취도나 회사의 성과에 비해 제대로 된 대우를 못 받는다는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선 과거에 정해진 기준에 맞춰 일괄적으로 직원을 평가하고 연봉과 성과급 등을 결정하기보다는 개별 성과를 공정하게 측정하고 보상하는 성과 연계형 평가방법을 새롭게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직장의 개념이 과거와는 달라진 점도 MZ세대의 사무직 노조 설립에 힘을 싣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내·외 경제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고임금·엘리트직으로 구분되던 화이트칼라의 지위도 약해지면서 심각한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스스로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는 시각이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대기업 사무직은 관리자·경영진으로 승진하는 등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됐지만 최근엔 지위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면서 화이트칼라의 프롤레타리아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점점 불안정해지는 고용이나 처우를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MZ세대를 중심으로 사무직 노조 설립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태윤 교수는 “사무직 노조의 설립 목적이 기득권 유지가 아니라 공정한 평가를 통해 권익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면 긍정적인 현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공정한 성과와 연계된 보상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업 경영체계의 개선이 이뤄진다면 궁극적으로는 채산성을 높이는 효과도 낳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아 사장형, 연봉이 왜 이래?"… 할 말 하는 MZ세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합성어로 1980년~2000년대 초 출생자를 가리킴)는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가장 논쟁적인 주제다. 외환위기를 보며 삶의 불안정을 경험했고 교육 민주화 시기 개인 권리를 자각했다.

가장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도 졸업 후엔 청년실업의 벽에 부딪혔다. 최고 스펙이란 평가를 받으면서도 끊임없이 노력을 요구받는다. 경쟁 속에서 살아온 이들은 공정한 평가와 보상을 원한다.

이런 MZ세대들이 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거나 자리를 잡으면서 보상 기준에 대한 불만으로 회사를 공개 비판하는 일이 잦아졌다. 각 기업 젊은 구성원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나 각종 커뮤니티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소통창구에서 서로의 처우와 인사평가 방식 등이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회사에 관련 기준을 밝힐 것을 과감히 요구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소통 창구가 생기면서 불합리한 점을 공론화하거나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몇 년 새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불필요한 충성보다 내가 더 소중해”

최근 기업들의 잇따른 연봉 인상도 MZ세대들의 반발에서 시작됐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성과급이 자신들의 두 배를 넘자 이석희 사장에게 공개 이메일로 성과급 산정방식 공개를 요구했다. 단순히 더 달라는 게 아니라 “내가 왜 이것밖에 못 받는지” 설명하란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현대자동차·삼성전자·LG전자 등 다른 대기업들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여기에 게임·정보기술(IT) 업계의 ‘연봉 인상 도미노’가 기름을 부었다. 현대중공업 등 다른 기업들에서도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연봉 인상 등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엔 사장이나 임원들을 쳐다보지 못하는 경직된 문화였다”며 “최근엔 기업들이 직급을 없애면서 MZ세대들이 자신의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무조건적 복종보단 당위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사내 게시판에 실명으로 보상 기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들은 부랴부랴 급여 인상을 약속하기에 나섰다. LG전자는 올 연봉 인상률을 역대급인 9%로 했고 삼성전자도 2013년 이후 최대치인 7.5% 인상을 단행했다. 최태원 SK하이닉스 회장은 연봉 반납을 선언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직원들과의 미팅에서 노력이 정당하게 보상받도록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평소에도 인사 고과, 성과급에 대한 기준과 피드백이 없어 사원·대리급 불만이 많았다”며 “개개인이 회사 측에 요청하면 반응이 없으니 젊은 구성원들이 뭉쳐서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릴레이 연봉인상, 재정부담 우려도

기업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MZ세대들의 회사에 대한 인식도 이번 연봉·성과급 도미노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불합리한 조직에서 강요하는 불필요한 충성만큼 괴로운 건 없다는 게 MZ세대의 인식이다. 이에 원칙과 실리에 어긋난다고 여기면 취업과 동시에 퇴직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청년들이 입사하자마자 이직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소위 ‘퇴준생’이나 출근하자마자 퇴직해 사라지는 ‘고스팅족’이란 신조어도 생겨나고 있다.

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경제 성장기엔 회사에 충성을 보이고 양보하면 언젠가 회사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요즘엔 기업과 경제 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평생직장이란 말은 사전에 없다”며 “내가 받는 평가에 대해 바로바로 반응하고 당장의 보상을 요구하면서 애사심도 자연스레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억눌린 사회를 경험했던 386세대와 달리 MZ세대는 준수해야 할 사회규범이 없었다”며 “시대가 급격히 변하다 보니 존중해야 할 권위도 가치도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직원들을 달래기 위해 성과급 제도 손질에 나서고 있지만 향후 재정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내놓는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업과 제조업은 매출을 내는 구조가 다르고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도 제각각이어서 기업별 급여·성과급 상승률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매출이 늘었다고 성과급을 올릴 수 있는 게 아니라 기업의 전반적인 재정 상황과 투자비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았지만 연봉을 인상해야 할 사회적 분위기가 급격히 형성되면서 결국 인상을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보상 기준을 공개하기도 어렵다. 모든 직원들이 만족할 성과급 산식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데다 회사 경영 상황을 드러내는 셈이 돼 공개 여부는 회사의 권한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 논란을 계기로 소통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창구가 있는 한 MZ세대들의 문제 제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그동안 인사평가는 통보에 그쳤다면 직원들이 원할 경우 면담하고 피드백을 주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원들에 대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며 “인사팀도 최근 논란을 인지하고 직원들의 요청을 묵살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권가림 기자 hidden@mt.co.kr

/그래픽=김은옥 기자


당당함이냐 이기주의냐… MZ세대 향한 엇갈린 시선


최근 한 대기업에서 촉발된 성과급 논란은 ‘구성원을 챙기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MZ세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 할 말은 하는 MZ세대가 조직 내 주류로 부상하면서 회사 경영진들은 이들을 이끌고 가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달 출간된 도서 ‘MZ세대 트렌드 코드’는 1990년~2000년생을 설문조사해 실제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MZ세대 따라잡기 10계명’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9시1분 출근은 괜찮지만 8시59분은 안된다’는 것이 첫 번째 계명이다.

회사 내 세대 갈등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썼다는 1992년생 고광열씨는 ‘9시 출근이지만 10분 전에 도착해서 업무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는 말에 MZ세대는 고개를 갸우뚱한다고 전한다. 하루 10분 일주일(5일 근무) 쌓이면 50분이 되는 것에 더해 퇴근까지 10분 늦게 한다면 시급을 요구할 만한 수준이어서다.

개인 시간을 빼앗는 것은 퇴근 후 회식도 마찬가지다. 이들에게 회사는 계약 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잦은 회식엔 퇴사로 대응한다 ▲이메일은 꼰대짓, 손편지는 갬성이다 ▲아프면 청춘이 아니라 환자다 ▲회사에선 묵언수행이 답이다(친구들 앞에서는 수다쟁이) 등의 내용이 이 10계명에 담겼다.

◆MZ세대 “권리이자 공정” vs 기성세대 “사리사욕”

구직사이트 ‘사람인’이 지난해 8월 45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88.2%가 ‘MZ세대는 회사에 바라는 것이 이전 세대와 다르다’고 답했다. MZ세대가 회사에 바라는 것 중 이전 세대와 비교해 달라진 점(복수 응답)으론 ‘워라밸 중시하고 보장을 요구’가 62.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조직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59%) ▲개인의 개성 존중받기 원함(36.4%) ▲자유롭고 수평적인 문화(24.4%) ▲공평한 기회 중시(21.1%) ▲명확한 업무 지시와 결과에 대한 피드백(19.6%) ▲개인 성장을 위한 지원 요구(12.1%)가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 기업 중 56.5%가 MZ세대 인재를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 중 관리자급이나 이전 세대 직원들을 위해 MZ세대 인재관리 방법 등에 대한 별도의 교육을 진행했다는 곳은 2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이 MZ세대 구직자 61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61.5%가 ‘첫 직장에서 정년 퇴임을 바라지 않는다’고 답했다. 세부 연령대별로는 20대가 63.9%로 30대(48.4%)보다 훨씬 많았다. 목표 여부와 무관하게 첫 직장에서 정년까지 다니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구직자는 전체 응답자의 27.5%에 불과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MZ세대들은 이전 세대들과 달리 회사를 ‘평생직장’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실리·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하면 서슴없이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한 연구소에서 일하는 30대 연구원 A씨는 “40대 박사가 어린 연구원들에게 연차를 사용하기 전에 허락받을 것을 요구해 20대 연구원과 싸운 적이 있다”며 “요즘 20대들은 부당한 일을 당했다고 생각하면 즉각 대응한다. 중요한 업무를 해야 하는 날 일부러 당일에 연차를 써서 상사를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상사가 본인 할 일만 책임감 있게 하고 연차는 자유롭게 쓰라고 지시한 팀은 잡음도 없고 분위기가 좋다”면서 “세대별 특징을 이해하고 이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답했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50대 부장 B씨는 “MZ세대가 요구하는 것들을 다 들어주기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내 성에 안 차더라도 이해하고 대충 넘어가야 할지, 따끔하게 지적하고 가르쳐야 할지 고민이 된다. 전자대로 하면 일이 제대로 안 돌아가고 후자처럼 하면 ‘꼰대’ 소리를 듣고 팀 분위기가 어색해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친구들끼리 만나면 윗사람들 눈치 보기 바빴던 우리 젊을 때와는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요즘은 윗사람이 아랫사람들 눈치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열정페이 NO, 자기계발 YES

일각에선 이런 MZ세대들의 거침없는 행동 덕분에 기존 회사 문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40대인 대기업 차장 C씨는 “MZ세대들을 대하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성과급·회식 등 나 역시도 불만이 있었지만 참고 있던 것들을 MZ세대가 대신 목소리를 높여주니 고맙다”고 귀띔했다.

다만 최근 벌어진 성과급 논란은 일부 대기업 직원들에게만 해당돼 ‘그들만의 리그’라는 반응도 많다. 대기업 중에서도 정유·항공업계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려 성과급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30대 D씨는 “대기업 직원들처럼 성과급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누군가에겐 몇 개월 치 월급인 성과급이 적다고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법적으로 보장된 연차까지 상사 눈치를 보고 다른 팀원들 상황을 고려하면서 사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IT 관련 스타트업 대표인 40대 E씨는 “20대들은 회사가 경력만 뽑으면 신입은 어디서 크겠냐고 하소연하면서도 낮은 연봉으로 ‘열정페이’ 받으며 일하기 싫다고 말한다”며 “경제적 보상을 충분히 해줄 수 없으면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라도 지속적으로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엔 월급으로 재산을 불릴 가능성이라도 있었지만 이젠 악착같이 모아도 집 한 채 사는 게 힘든 시대”라며 “그러니 20~30대들이 회사 업무보다는 자기계발·투자와 본인 브랜드 만들기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현명하고 똑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화평 기자 khp040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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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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