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명분 더 오는 화이자, 혈전 부작용 없지만 쇼크 가능성
정부가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백신 2000만 명분(4000만 회분)을 추가 확보했다고 발표하면서 화이자 백신이 재조명받고 있다.
독일의 바이오엔테크와 화이자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긴급 사용 승인하면서 전 세계에서 접종 중인 백신이다. 세계적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임상3상 시험결과를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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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대상 임상서 100% 효능
NEJM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95%의 효능을 입증받았다. 연구진은 16세 이상의 피험자 4만3448명을 대상으로 백신 효능을 연구했다. 절반인 2만1720명에겐 백신 30마이크로그램(μg)을 3주일 간격으로 2회 투여했고, 절반(2만1728명)에겐 위약을 투여했다.
이후 7일 지난 뒤 178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감염자 중 화이자 백신을 맞았던 사람은 9명으로, 나머지 169명은 모두 위약을 맞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백신의 효능을 94.6%로 집계했다.
화이자 백신은 1차 접종만 해도 예방 효과가 있었다. 연구진이 1차 접종 12일 후 조사했더니 10명이 코로나19 중증 환자였다. 이 중 화이자 백신을 맞은 사람은 1명이었다. 연구진은 1차 접종 이후 백신 효능은 52.4%로 보고했다. 임상3상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다.
화이자 백신은 청소년에게도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이와 별개로 12~15세 미국 청소년 2260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 시험을 했더니 코로나19 예방률이 100%였다. 위약을 맞은 청소년 18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동안 화이자 백신을 맞은 청소년은 단 한 명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 다만 청소년 대상은 아직 학술지에 정식 논문으로 게재되지 않았다. 현재 미국 FDA에 12~15세 대상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상황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얀센 백신은 부작용 논란에 휩싸여 있다.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AZ·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매우 드물게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특이 혈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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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30만 명 중 한 명은 급성 쇼크
화이자 백신은 이 같은 부작용 논란에서 벗어나 있다. 백신 제조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AZ·얀센 백신은 바이러스 운반체(벡터)인 아데노바이러스에 코로나19 유전자를 끼어넣어 인체의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이에 비해 화이자 백신은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이다. 바이러스 유전자를 이용해 항원에 해당하는 유전정보를 담은 유전물질(RNA)을 주입한다. 화이자 백신은 벡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화이자가 100% 안전한 백신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부작용 없는 약은 없듯이 부작용이 없는 백신은 없다”며 “화이자를 포함해 어떤 백신도 현재로써는 부작용 가능성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화이자 백신도 20만~30만 명 중 한 명꼴로 부작용(아낙필라시스)이 발생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아낙필라시스는 접종 30분여 후 호흡곤란·흉통·혈압저하 등 급성으로 발생하는 일종의 쇼크 증세다. 김 교수는 “다만 아낙필라시스는 예측과 치료가 가능한 부작용이라면, 혈전증은 예측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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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오고, 접종하는지는 비공개
정부는 현재 AZ 백신과 화이자 백신을 접종 중이다. 화이자 백신은 지금까지 93만 명분을 들여왔고, 6월까지 227만 명분이 추가로 들어온다.
이번에 정부가 추가로 확보한 2000만 명분의 백신은 이와 별개다. 하지만 정확히 언제 들어오고 언제 접종할지는 아직 모른다. 양동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도입 총량은 밝히되, 구체적인 도입 시기와 가격·일정은 밝힐 수 없다”며 “협의가 완료되는 순서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정부는 오는 6월까지 국내에서 1200만 명을 대상으로 백신 1차 접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다만 AZ·얀센과 달리 화이자가 상대적으로 부작용에 덜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백신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세계적으로 화이자 등 mRNA 백신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변수다. 실제로 유럽연합(EU)·캐나다 등 일부 국가는 이미 내년 이후 화이자 백신 공급 계약까지 체결했다.
양동교 자원관리반장은 이에 대해 “화이자와 계약은 하반기에 순차적으로 공급받는 것을 확약받아야 가능하다”며 “다만 외국 정부와 계약이 국내 공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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