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녀'부터 '미나리'까지..배우 윤여정의 50년 연기 인생

김석 2021. 4. 2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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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 데뷔작 '화녀'부터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미나리'까지 어느덧 50년을 헤아리는 연기 인생인데요.

배우 윤여정이 걸어온 길, 김석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윤여정/2003년 KBS '한국 한국인' : "배우는 쉬운 연기를 하면 그건 내가 망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더라고요."]

쉬운 길을 마다한 윤여정의 도전은 1971년 스크린 데뷔작부터였습니다.

["이 집 남자는 애를 배게 하고, 이 집 여자는 애를 떼게 하고, 내 몸은 장난감처럼 뭘 해도 좋나요?"]

유부남을 사랑해 한 가정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광기 어린 하녀.

강렬하고 파격적인 연기로 대종상, 청룡영화상을 휩쓴 건 물론 시체츠 국제 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쥡니다.

[1995년 KBS '밤과 음악 사이' : "(영화는 이제 하실 계획은 없으신 모양이죠?) 고생을 너무 해서 그런지 너무 힘이 들어서 매력을 잘 못 느끼는 것 같아요."]

이후 주로 드라마에서 이모, 고모로 맹활약하던 윤여정은 쉰여섯 되던 2003년 다시 스크린에 등장합니다.

이번에도 '도전'이었습니다.

암 환자인 남편을 두고 당당하게 애인이 있다고 선언하는 중년 여성.

["나 만나는 남자 있다. 결혼할지도 몰라. (누구, 엄마가?)"]

자신의 욕망과 성욕을 거침없이 표출하며 금기를 깨고,

["가만있어!"]

성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늙은 매춘부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나랑 연애하고 갈래요? 잘해드릴게."]

치명적인 악녀, 요부 역할에만 자신을 가두지도 않습니다.

자식에게 모든 걸 내주는 평범한 할머니, 엄마로 관객들을 웃기고 울렸습니다.

["걸어서 가실래요? 산보 삼아."]

생의 어느 갈림길에서도 결코,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던 배우.

할머니 같지 않은 할머니, 독특하고 매력적인 여성 '순자'로 마침내 연기 인생을 화려하게 꽃 피웠습니다.

["두 유 라이크 그랜마? 하하 땡큐."]

배우 윤여정의 이름으로 영화계에 도전장을 내민 지 꼭 50년.

일흔넷의 여배우는 오늘, 한국 영화 102년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땡큐 베리마치. 트리멘더스 땡큐 포 더 에브리바디. 땡큐."]

KBS 뉴스 김석입니다.

영상편집:박주연

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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