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이단, 그 친절함에 대하여

입력 2021. 4. 2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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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은 '친절'하게 다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후 '치밀'하게 미혹한다.

이단, 그 친밀함에 대하여: 일단 접근에 성공하면 친밀한 관계 형성을 시도한다.

이단, 그 치밀함에 대하여: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면 드디어 치밀하고 치명적인 미혹이 시작된다.

설상가상으로 이단들은 보암직하고 먹음직한 것을 가지고 친절하게 다가온 후,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거부하기 힘든 치밀한 미혹으로 우리를 서서히 무너뜨리기 위한 간계를 꾸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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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은 ‘친절’하게 다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후 ‘치밀’하게 미혹한다. 이단들의 친절함에 대해, 초대교회 교부 터툴리안은 “이단들은 무너진 건물을 세우는 일보다, 서 있는 집들을 무너뜨리는 일을 더 쉽게 한다. 이를 위해 이단들은 겸손하고 예의 바른 것처럼 행동한다”고 그 속내를 간파했다.

이단, 그 친절함에 대하여: 이단들은 거절하기 힘든 친절 공세로 다가온다. 친절함은 이단들의 ‘최애’ 포교 아이템이다. 그동안 신천지는 주로 사전에 수집된 정보를 기초해 설계된 만남을 통해 친절을 베풀었다. 하지만 마스크의 답답함과 거리두기의 고립감 속에 머물러 있는 요즘, 이단들은 자신들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은 채, 친절하고 흥미로운 온라인 콘텐츠로 다가온다. 노략질하려는 이리들이 양의 옷을 입고 부드러운 미소로 다가오는 형세이다.

이단, 그 친밀함에 대하여: 일단 접근에 성공하면 친밀한 관계 형성을 시도한다. 눈높이에 맞춰 필요한 것을 제공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거짓과 위장의 대면 접근이 주를 이루었다. 대학 캠퍼스의 경우 도서관 식당 카페에 혼자 앉아있는 신입생이 주된 포교 대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비대면 포교가 온라인에서 시공을 초월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엔 신천지 브이로그(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에 담는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까지 등장했다. 신천지 청년이 하루의 일상을 재미있게 편집해 보여주면서 신천지 신도들도 평범한 이웃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신천지의 모략 포교가 오픈 포교로 전환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이단, 그 치밀함에 대하여: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면 드디어 치밀하고 치명적인 미혹이 시작된다. 최근 각종 SNS 등을 기반으로 한 이단들의 포교 활동이 거침없다. 일단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면 치밀한 미혹과 통제로 발전한다. 가족과의 관계와 공신력 있는 정보는 단절되는 반면, 이단 교주와 신도들에 대한 맹목적인 의존도는 점점 심화된다.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고 듣고 싶은 것만 들을 수 있는 온라인 시대는 이단들의 미혹에 새로운 환경을 제공해주었다.

이렇듯 친절함에 포위당하고 친밀함에 사로잡히면 치밀한 미혹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옳고 그름의 상식적 판단 잣대는 온데간데없고 비상식적인 복종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가정 학업 직업을 뒤로하고 교리학습과 포교활동이 삶의 우선순위를 차지하게 된다. 점점 주변 관계로부터 고립돼 가는 자신의 모습을, 왜곡된 선민의식으로 스스로 합리화하면서, 이단 단체를 선택한 명분을 찾게 된다.

코로나로 야기된 불안 불만 불편과 함께, 심각한 사회적 양극화와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피로가 점점 쌓이고,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든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사회 곳곳에서 스멀스멀 혹은 격렬하게 표출되고 있다. 민감하고 초조하고 막연해진 모습의 코로나 세상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단들은 보암직하고 먹음직한 것을 가지고 친절하게 다가온 후,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거부하기 힘든 치밀한 미혹으로 우리를 서서히 무너뜨리기 위한 간계를 꾸미고 있다.

지난달 24일 이만희 교주의 특별지시에 따라 신천지 12지파는 ‘적극적인 비대면 포교’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최근 신천지가 발간한 ‘안녕하세요 신천지입니다’ 홍보 책자에는 방역수칙 준수, 혈장 공여, 신천지자원봉사단 등을 선전했고, 온라인 신학, 온라인 수료식, 온라인 예배, 온라인 기도회, 인터넷시온선교센터 등으로 비대면 온라인 포교와 교육, 신도 통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책자에 적힌 ‘이제 장소와 시간에 제약 없이 생명의 말씀이 당신을 향합니다!’라는 신천지 홍보 문구가 섬뜩하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현대종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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