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외친 발전5사 사장 속내는.."차기 정부 대비해 보수경영 펼 수도"

유준상 입력 2021. 4.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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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으론 'ESG 경영·신재생 확대' 방점
차기 정부 대비해 화력 쏟아붓기보단
티 내지 않고 경영에 유연성 발휘할 수 있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호빈 한국중부발전 사장, 이승우 한국남부발전 사장, 김회천 한국남동발전 사장, 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 ⓒ각 사

한국전력 산하 발전5사(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신임 사장들이 26일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신임 사장들은 취임사에서 일제히 '신재생에너지 역량 강화'와 'ESG(친환경·사회적가치·지배구조) 경영'을 선언했다. 기후변화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 의존도가 아직까지 가장 높은 만큼 과감한 혁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한편으론 문재인 정부 임기 끝이 다가온 만큼 이러한 선전성 구호에 실제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오히려 차기 정부를 대비한 보수적, 안정적 경영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전환 정책을 구행하며 열악해진 재무 상황을 극복하는데 매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6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김호빈 한국중부발전 사장과 이승우 한국남부발전 사장, 김회천 한국남동발전 사장, 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각각 이날 취임식을 하고 3년 간 임기를 시작했다.


김호빈 중부발전 사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발전산업 전문지식과 기본에 충실하고 구성원들의 역량집중을 통해 격변의 에너지 전환기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중부발전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이승우 남부발전 사장은 탄소중립과 ESG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이날 취임식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고, ESG 경영으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에너지공기업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회천 남동발전 사장도 취임사를 통해 "탈석탄·저탄소 움직임이 빨라졌고 ESG 투자와 디지털 혁신 요구가 크며, 안전한 일터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도 높아졌다"면서 "축적된 역량과 집단지성을 발휘한다면 험난한 도전을 이겨내고, '글로벌 스마트 에너지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 역시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 등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LNG·신재생 중심 사업구조 전환, ESG 경영실천, 안전경영 확립, 발전 운영과 건설사업의 효율성 향상, 신성장 사업 분야 도전 등에 나서야 한다"며 "조직정비를 통해 철저히 일 중심, 능력 중심의 시스템을 구축해 최고의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은 취임사에서 국민 행복과 에너지산업 발전, 끊임없는 혁신,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반 경쟁력 확보, 활기차고 건강한 조직문화 등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에너지산업 발전을 통한 국가 경제 회복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차기 정부 대비해 경영에 유연성 발휘할 가능성↑

이들 사장단은 취임식에서 ESG 경영과 신재생을 공통분모로 제시했다. 정부 요구인 탈석탄·저탄소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이 필요한 만큼 조만간 각 사마다 ESG 경영 및 신재생 확장 대책을 세부적으로 다듬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에너지 업계에선 문 정부 임기 말인 만큼 실제로 친환경 정책, 책임 경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오히려 당면한 실제적 과제인 열악한 재무 상황을 극복하는데 매진하면서 보수적, 안정적 경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현 정부 임기 말인 만큼 신임 사장단은 에너지 전환에 모든 화력을 쏟아붓기보다는 현상 유지 차원으로 이끌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수소, 신재생 등 분야에서 이것저것 사업을 무리하게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 역시 "현 정부의 탄소중립, 탈석탄 정책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차기 정부 등장 시 유연한 정책적 전환을 꾀하기 위해 재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실제로 발전5사는 탈원전·신재생 정책 추진 여파로 지난해에만 총 150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남동발전 1074억원, 동서발전 817억원, 서부발전 680억원 등 각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부발전은 1004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지만 200%가 넘는 부채비율을 안고 있다. 남부발전의 경우 지난해 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부터 비상경영에 들어갈 만큼 상황은 녹록지 않다.

데일리안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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