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손 안대기.. '최고 백신' 생활화 하는 비법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2021. 4. 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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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도 한 시간에 23번 얼굴 만져..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손으로 만지는 행위가 각종 병원균 감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손으로 얼굴을 만지면 안 된다는 것은 당연한 생활 지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건 무의식적인 행동이기 때문. 이 기사를 보는 중에도 나도 모르게 손으로 얼굴을 만지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손으로 얼굴을 만지면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의대생을 대상조차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연구에 따르면 한 시간에 평균 23번 정도 얼굴을 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만지는 걸까? 어떻게 하면 덜 만질 수 있을까?

◇정서적 안정감과 냄새 맡기 위해 얼굴 만져

왜 인간은 얼굴을 무의식적으로 많이 만질까? 지금까지 나온 주장으로는 크게 정서적 안정감을 찾기 위해서와 자신의 냄새를 맡기 위해서라는 두 가지 입장이 있다.

독일 라이프니츠대 뇌과학과 마르틴 그룬발트 교수 연구팀은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만지는 것이 뇌인지 과부하와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만진 실험 참가자의 뇌 전기적 활성화 상태를 분석한 결과,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행위가 작동 기억과 감정 상태의 정보를 저장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뇌의 전위를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 신경생물학자 오퍼 펄 교수팀은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만지는 이유를 냄새를 맡기 위한 것이라 주장한다. 오랑우탄, 원숭이 등 다른 영장류가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것과 같은 이유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가 손으로 얼굴을 만질 때 공기흡입량이 변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코 주변 얼굴을 만질 때 공기흡입량은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연구팀은 자신의 채취를 맞는 이유에 대해 스트레스를 낮추고 자아를 회복하려는 행동으로 해석했다. 실험 참가자는 악수 후에도 코 주변 얼굴을 만지는 횟수가 늘어났다. 연구팀은 ”악수를 할 때 손으로 미량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함께 전달된다“며 ”사람의 체취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사람인지 고르는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말 냄새를 맡기 위해 얼굴을 만지는 거라면 바이러스 등 각종 손에 있는 미생물이 코로 들어갈 확률이 높기에 더 위험하다.

◇최고의 백신은 손을 얼굴에서 멀리하는 것

얼굴을 만질 때 2번 중 1번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경로인 눈, 코, 입을 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를 포함한 다수의 보건 관계자는 실제로 얼굴을 만지는 행위 자체가 바이러스 전파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런 인간의 습성이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오퍼 펄 교수는 “호흡기 질환의 약 25%가 얼굴을 만지는 행동에서 비롯한다”고 말했고,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애런 밀스톤 교수는 “바이러스가 스스로 사람 입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며 “물체를 만지는 것을 조심하는 것보다 얼굴에 손을 갖다 대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얼굴을 만지는 습관을 자제하면 다양한 병원균 감염에 대한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시혜진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인플루엔자, 노로바이러스, A형 바이러스 등 접촉전파로 퍼질 수 있는 모든 균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대변을 닦고 손에 남은 미생물이 얼굴을 통해 들어갈 수도 있어 손 위생을 지키는 것만큼 얼굴을 만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간 몸 밖에서 최대 9일까지 살아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침방울, 콧물 등 점액이 튄 물건을 만진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것으로도 감염이 될 수 있는 만큼 무심코 얼굴을 만지는 횟수 자체를 줄이는 것이 좋다. 미국 샤론빌 가정의학과 윌리엄 소이어 전문의는 “손을 얼굴에서 멀리하는 것이 지금까지 나온 어떤 감염병 백신보다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안경과 마스크로 얼굴과 손 접촉 막아야

얼굴을 만지는 건 무의식적인 행동인데,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까? 무의식적인 습관을 아예 없애지는 못하지만, 반복적인 훈련으로 바꾸는 건 가능하다. 얼굴이 가려울 때 손가락이나 바닥이 아닌 손등으로 긁으면 감염 위험이 줄어든다. 손에 호두나 지압공 등을 쥐고 있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예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방법도 있다. 눈을 자주 만지는 사람이라면 선글라스나 안경을 쓰면 된다. 실제로 마스크를 써 얼굴을 만지는 행위가 줄어든 것도 전문가들은 생활 방역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영국 리즈대 스티븐 그리핀 교수는 “마스크는 바이러스 차단역할도 하지만, 감염의 주원인인 얼굴 만지는 행위를 줄였다는 점에서도 좋은 생활 방역 수단이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고를 땐 너무 크거나 작으면 오히려 손이 더 자주 갈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얼굴에 맞게 선택하는 게 좋다. 생활 반경 안에 휴지와 걸레 등을 잘 구비해 둬 오염물질을 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건 무의식적인 인간의 습성인 만큼 100% 차단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손 씻기와 소독이 당연히 동반돼야 한다고 본다. 시혜진 교수는 “평소 손을 깨끗이 자주 씻고, 손 세정제를 자주 사용하는 건 기본”이라며 “손은 한번 씻을 때 비누를 이용해 40~60초 정도 씻도록 하고, 손 세정제는 증발하면서 소독 효과가 나타나기에 20~40초 문질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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