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인데"..길 가던 여성과 아이 목 조르고 폭행
청바지를 입은 한 남성이 다른 여성과 어린아이의 목을 조르며 길 한쪽으로 밀칩니다. 여성과 아이는 남성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밀려났고, 결국 나무를 심어 놓은 화단에 부딪칩니다.
그런데도 이 남성은 여성과 아이를 놓아주지 않았는데요. 심지어 이 남성은 여성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기까지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 길 가던 여성 목 조르고 폭행…"살기 느낄 정도로 공포스러워"
그제(26일) 오후 1시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교회 앞 길목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곳은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데요. 학교와 번화가 사이에 아파트 단지가 있어, 젊은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해 상당히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입니다.
점심쯤 차를 타고 이곳을 지나던 황태훈 씨는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덩치 큰 남성이 여성과 아이의 목을 조르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황 씨의 차량이 그들과 가까워질 때쯤 폭행을 당하던 여성은 "도와주세요!"라고 크게 외쳤습니다.
황 씨는 곧바로 차를 세우고 남성을 말리기 위해 다가갔습니다.
(남성이) 왼손으로는 아이의 목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아주머니의 목을 휘감아서 쥐어뜯으며 밀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황 씨가 차에선 내려 '어떻게 된 상황이냐'고 물으니, 여성은 '모르는 사람'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위에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 외에도 A 씨의 폭행은 한동안 더 이어졌습니다.
황 씨는 "남자가 여자한테서 멀어지면서 다시 발로 수차례 차는 걸 목격했다."라고 말했는데요. 이후 황 씨에게 제압당한 남성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황 씨를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황 씨는 "정말 살기가 느껴질 정도로 공포스러웠다."라고 말했습니다.
황 씨는 주변을 지나가던 사람에게 경찰에 대신 신고해달라고 요청했고, 근처 지구대에서 경찰이 출동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습니다.
피해 여성의 남편은 나중에 황 씨에게 연락해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는데요. 황 씨는 "누구의 가족이든, (피해자가) 내 가족이 될 수 있으니까 무서운 마음보다는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앞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 40대 남성 체포해 조사한 뒤 '응급입원 조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40대 남성 A 씨를 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습니다. 노원경찰서가 A 씨의 신병을 넘겨받아 조사한 뒤, A 씨를 병원에 '응급 입원' 조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자신의 혐의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면서 "주변 CCTV 등을 바탕으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수사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지적장애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추가 조사가 더 필요할 경우, A 씨를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입니다.
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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