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든 미국인 인도 떠나라"..코로나 엑소더스 시작

대사관 직원 가족 출국도 승인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달 1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인도의 코로나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미국 국무부가 인도에 체류하는 미국인들에게 인도를 떠나라고 권유했다. 인도는 연일 하루 신규 코로나 감염자가 30만명을 넘어서며 누적 감염자가 1800만 명을 돌파했다.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29일(현지 시각) 국무부가 이날 인도에서 일하는 정부 직원 가족에 대한 자진 출국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국무부는 이들 가족에 대한 출국 허가는 인도에서 귀국 항공편이 줄어드는 상황과 사태 심각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뉴델리 주재 미 대사관과 영사관 직원에 대한 출국 허가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출국 허가 결정은 30일 이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뉴델리 주재 미 대사관과 영사관은 여전히 문을 열고 제한적인 영사업무를 하고 있다.

주(駐)인도 미국 대사관도 이날 미 국무부가 앞서 인도에 4단계(최고 수준) 여행경보를 발령한 사실을 강조하며 인도에 체류 중인 미국인에게 떠날 것을 촉구했다. 주인도 미 대사관 측은 “코로나 감염 급증으로 인도에서 모든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심각하게 제한되고 있다”며 “인도를 떠나려는 미국인은 지금 이용 가능한 상업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양국 간 직항편이 매일 제공되고 있고, 파리와 프랑크푸르트에서 환승하는 미국인이 이용 가능한 추가 항공편도 있다”고 했다.

미국은 인도에 코로나 지원 물품을 보내기 시작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 수송기가 오늘 밤 인도에 도착하기 시작할 것이고 다음 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장관은 트위터에 “오늘 우리는 중요한 산소 장비와 치료제, 백신 생산을 위한 원료의 첫 수송에 나서게 돼 자랑스럽다”며 “인도가 팬데믹(세계적 전염병) 초반에 우리를 지원한 것처럼 미국은 필요한 때에 인도에 지원을 제공하도록 시급히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인도에 전달하는 긴급 물자는 1억 달러(약 1110억 원) 규모다. 의료용 산소통, 산소발생기, N95 마스크, 신속 검사 키트 등이 포함된다. 미국은 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00만 회분과 코로나 항체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2만 회분도 인도에 전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