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지우고 위장? 20대女 절반이 군복무 찬성하는 이유
우리나라 여성들은 군 입대에 대해 그리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9년 여성 976명을 대상으로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는지 물었더니 53.7%(남성은 71%)가 그렇다고 답했다. 입대가 가능한 20대 여성도 절반이 넘는 53.2%가 동의했다. 또 ‘남성만 입대토록 한 우리나라 징병제가 남녀 차별’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체 여성의 절반이 넘게(52%) 공감한다고 답했다.
그들은 왜 군에 가겠다는 것일까. 20대 후반 직장인 P씨는 “남녀 차별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면 늘 나오는 ‘너희는 군대 안 가니까’라는 말이 듣기 싫어서”라고 답했다. 그는 “여성이 직장에서 잘나가거나, 입사 성적이 높은 것 모두 군대 (안 다녀온) 덕으로 돌리는 현실이 싫다 보니 차라리 복무해서 그런 소리 나오지 않게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군 복무를 스펙으로 삼기 위해서라는 주장도 있다. 25세 S씨는 “국회 국방위원회에 여성 의원이 드물고(21대 국회 17명 가운데 1명), 여자가 군대도 안 다녀오는데 어떻게 대통령을 제대로 하겠느냐는 소리가 나오는 현실이 씁쓸하다”며 “꼭 그런 원대한 꿈이 아니더라도 남성과 똑같이 국방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얻기 위해 군 복무를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라는 주장도 했다. 고려대 3학년 K(21)씨는 “취업도 어렵고, 대학을 3년간 다니면서 스스로를 되돌아볼 시간이 부족했는데, 군대 가면 그 시간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 외에도 복무 기간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고, 병사도 휴대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등 군대의 변화도 이유라고 답하는 여성도 있다.
반대 목소리도 있다. 한 20대 후반 직장인은 “남녀 차별이라는 현상의 원인을 군 복무에서만 찾다 보니 여자도 군대 가라는 주장이 나오는데, 여성이 입대하면 발생할 각종 비용 등을 따져보면 해가 더 크다. 차라리 남성의 군 복무 경력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선에서 접점을 찾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에서 여성의 의무 복무가 사회적 평등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는지 물었는데 20대 남성은 71%나 그렇다고 답했지만, 여성은 30%만 그렇다고 인정했다. 여성의 이런 생각에 대해 연구원 측은 “(남녀 간) 사회적 불평등은 군대가 아니라 다른 사회적 기제에 따라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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