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 김동욱 "트위터 글 썼다고 하차..김어준은 정치발언해도 방송 하더라"

이혜운 기자 2021. 5. 1.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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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올라 라 라' 발표한 JK김동욱, 모든 프로그램 하차 후 첫 인터뷰
"정치 편향 발언하는 진행자도 있는데 나는 방송에선 음악 얘기만 했다"
지난 26일 서울 노원구 작업실에서 만난 JK김동욱은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고 싶다”며 “앞으로는 노래 속에도 사회적 이슈에 대한 생각을 투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여기가 공산국가도 아니고, 왜 내가 무슨 생각 하는지도 주변 사람들 눈치 보고 비위를 맞춰야 하나요?”

가수 JK김동욱(46)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30일 발표한 신곡 ‘올라 라 라(olla la la)’를 계기로 만났지만, 올 초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그 사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는 지난 1월 10년간 진행한 지역 방송 음악 프로그램에서 강제 하차당했다. 그 직전에는 종편 유튜브 채널에서도 도중하차했다고 했다. 두 프로그램이 그의 생계였다. 그 시작은 작년 9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에 대해 남긴 글 때문이었다. 그는 트위터에 “Choo하다 Choo해”라고 적었다.

/온라인커뮤니티

“(종편 프로그램은) 업체 의뢰를 받아 광고 음악을 제작하는 콘텐츠였어요. 그때 제안한 곳은 교육부였죠. 정부에서 쓰는 음악을 만들어달라고 했지요. 그래서 작업하고 있는데 갑자기 평소 연락이 없던 친구가 전화해서 ‘형 큰일 났어요. 형 지금 트위터에 쓴 거 때문에 인터넷에서 난리가 나고 기사가 났어요’ 하더라고요.”

그는 처음 받아보는 악플에 ‘건드리지 말아야 할 걸 건드린 것 같다. 내가 벌집을 건드렸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트위터 팔로어 수도 별로 없었어요. 원래도 미세 먼지 같은 문제에 대해 정부 비판 글을 쓰기도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제 트위터가 퍼졌대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니, 주위에서 ‘이런 거에는 대응 안 하는 게 좋다’는 거예요. 이번 정권에서 아웃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한 거죠.”

그가 더 화 난 건 그다음이었다. “방송국에서 손해배상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갑자기 뚜껑이 확 날아가는 거예요. 제가 음주 운전을 한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쪽에서는 사고라고 생각한 거죠. 제가 ‘법적으로 한번 가보실래요?’ 하고 세게 나가니 수그러들더라고요.”

/박상훈 기자

그다음이 지역 방송이었다 “갑자기 PD 형에게 전화가 왔어요. 대충 ‘관둬라’ 그런 이야기일 것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이번에도 트위터 글과 한 우파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걸 문제로 삼았어요. 그 유튜브에서도 정치이야기는 안 했거든요. 그래서 ‘출처가 어디냐, 형 생각이냐’ 물었죠. ‘윗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가 두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이후 언론과 인터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소셜미디어(인스타그램)에서는 계속 목소리를 내 왔다.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판한 “상조야 학교 가자. 주민이도 같이”, LH 직원들의 투기를 꼬집은 “너희에겐 부동산이 맛동산”,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 공장’을 비판한 “신인 가수가 첫 싱글이 대박 났다고 다음 싱글도 똑같은 스타일의 곡으로 승부 보려는 제작자 마인드와 다를 것 없어 보인다” 등이다. 그는 “난 음악 방송에서 음악 이야기만 했는데도 하차하고, 김어준씨는 방송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고도 계속 방송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불공평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우파나 보수 성향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정권이 바뀌고, 그 사람도 잘못한다면 똑같이 비판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좌파도 아니고, 정치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전 음악 하면서 공연하는 게 제일 좋아요.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제가 잘난 것은 없지만 적어도 정치인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나라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니까, 지켜야 할 것은 지키면서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시작이었어요.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가만히 있고 저쪽에서는 감싸주는 게 정말 역겹고 토 나올 것 같아서. 내가 여기서 멈춘다고 하면, 저 사람들은 복종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는데 저 사람들이 공격하는 것 때문에 내가 멈춘다? 그럼 내가 왜 시작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 더 쓰게 됐어요. 마음속에 불을 지피게 된 거죠.”

그와 인터뷰를 한 날은 지난 26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 배우 윤여정씨가 여우 조연상을 받은 날이었다. 그는 ‘미나리’를 개봉하는 날 봤다고 했다. 옛일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는 고교 2학년 때 가족이 캐나다로 이민 갔다. 아버지는 1970년대 밴드 ‘장계현과 템페스트’에서 보컬과 베이스를 담당한 김영무씨. “그땐 클럽에서 노래할 때니깐 아버지가 귀가하면 항상 새벽 4~5시였어요. 아버지 얼굴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죠. 이민하고 나서는 어머니와 교대로 도넛 가게에서 12시간씩 일하셨어요.” 영화에서 가장 공감이 간 건 남매간 우정이었다고 했다. “누나와 한 살 차이인데 영어도 안 되는 상황에서 의지 되는 사람이 누나밖에 없었어요.”

2002년 드라마 ‘위기의 남자’ OST에 사용된 ‘미련한 사랑’으로 데뷔했을 때부터 그는 늘 임재범과 비교됐지만, 록 베이스는 아니다. 그는 캐나다 험버대학에서 재즈 보컬을 전공했다. 이번 신곡은 청량한 바다가 떠오르는 팝 계열의 밝은 영어 곡이다. “제가 수영장 청소하는 소년이라고 생각했어요. 수영장은 많은 사람이 드나들며 지저분해지고, 그걸 청소하다 보면 힘든 상황에 부닥치기도 하죠. 그런데 제 옆에는 항상 희망을 주는 팅커벨이 따라다녀요. 그런 희망을 말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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