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시장에 부는 '반도체 제작' 바람.. 에릭슨·삼성 왜 뛰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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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의 한국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에릭슨엘지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에릭슨실리콘'을 자사 5세대(5G) 네트워크 장비의 핵심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통상적으로 통신장비 업체는 자체 칩을 만들거나 자일링스 같은 FPGA(프로그램이 가능한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변형 가능한 표준 칩을 사다가 용도에 맞게 회로에 그리는데, 최근 핵심 기지국에 자체 칩을 넣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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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칩 설계 역량은 곧 성능·비용 경쟁력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의 한국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에릭슨엘지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에릭슨실리콘’을 자사 5세대(5G) 네트워크 장비의 핵심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기업간 거래(B2B) 사업을 주로 하는 에릭슨이 대대적으로 기지국 내 들어가는 칩까지 홍보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권경인 에릭슨엘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5G 기지국에는 여러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에너지 소비, 처리 성능 효율화에 대한 니즈가 크다”라면서 “오랜 연구·개발(R&D)의 결과물인 ‘에릭슨 실리콘'에 대한 기술적 자신감이 있다”라고 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통신장비 업계에 자체적으로 통합칩(SoC)을 설계해 기지국에 적용하는 ‘반도체 제조 바람’이 불고 있다. 통상적으로 통신장비 업체는 자체 칩을 만들거나 자일링스 같은 FPGA(프로그램이 가능한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변형 가능한 표준 칩을 사다가 용도에 맞게 회로에 그리는데, 최근 핵심 기지국에 자체 칩을 넣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경쟁 통신장비 회사인 핀란드 노키아뿐 아니라 중국 화웨이, 삼성전자(005930)도 마찬가지다.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성능이 2년 마다 두 배로 좋아진다는 이른바 ‘무어의법칙’이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칩 성능을 올리기 위해 집적도를 올리는 것 뿐 아니라 칩 설계방식(아키텍처)을 향상하는 노력이 필요해진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 FPGA 업체를 품는 인수·합병(M&A)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표준 칩을 만들 수 있는 업체가 줄어들고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실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고, AMD가 자일링스를, 인텔이 알테라를 각각 인수하면서 표준 칩을 제공하는 회사는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류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FPGA를 쓰면, 쓰는 만큼 비용이 들어가지만 자체 칩의 경우 초기 개발비(고정비) 투입 후 어느 정도 기술 궤도에 오르면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메인 기지국에 자체 칩을 쓰는 흐름이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다만 중계기의 경우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하므로 이에 용이한 FPGA 칩을 투 트랙으로 쓸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중계기에도 자체 칩을 쓸 경우 업그레이드 시 칩을 물리적으로 교체해야 하고 이에 3~5개월(국내 기준)가량이 소요되지만, 표준 칩을 쓰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2주 안에 모든 조치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가장 중요한 사업 중 하나인 스마트폰에서 퀄컴 칩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칩인 ‘엑시노스’ 적용을 늘려나가는 것처럼 자사 제품(솔루션)에 최적화된 칩을 자체 기술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성능·비용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경쟁력이다”라며 “구글, 아마존, 테슬라, 애플, 페이스북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자체 칩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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