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열광하는 브라질, 韓 제품도 코리아 프리미엄"

이선목 기자 2021. 5. 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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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윤아 쇼피코리아 지사장
동남亞 최대 규모 쇼핑 애플리케이션
2016년 한국 진출, 등록 판매자 매년 4~5배씩 증가
26일 국내 판매자의 브라질 진출 서비스 시작

쇼피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유고브(YouGov)가 발표한 ’2020년 글로벌 베스트 브랜드 랭킹'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톱10에 든 기업 중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은 쇼피 이외에 아마존(5위)이 유일했다. 아시아 기업은 4위를 차지한 삼성전자(005930)와 쇼피 2곳 뿐이었다.

2015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쇼피는 동남아 최대 쇼핑 애플리케이션(앱)이다. 현재 총 1000만명 판매자와 2만3000개 브랜드사가 입점했으며, 지난해 총 거래액은 약 40조원, 주문 건수는 28억건에 달한다. 글로벌 앱 분석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쇼피는 동남아시아 7개국 쇼핑 앱 카테고리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 전체 다운로드 수, 총 체류시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권윤아 쇼피코리아 지사장이 29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선목 기자

쇼피는 자국 쇼핑앱으로서 역할을 넘어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한 상태다. 아모레퍼시픽과 신세계, CJ제일제당 등 대기업도 이 곳에 입점했다.

조선비즈는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위워크 선릉 2호점에 있는 쇼피코리아 사무실에서 권윤아 지사장을 만났다. 권 지사장은 글로벌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이다. 싱가포르 인시아드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 수료 시 캠퍼스 리쿠르팅을 통해 쇼피를 처음 만났다. 권 지사장은 “2018년 쇼피에 본격 합류했는데, 당시 한국 담당자는 4명 뿐이었다”고 했다. 현재 쇼피코리아 직원은 80여명이다.

2016년 한국에 진출한 쇼피가 최근 주목하는 시장은 브라질이다. 쇼피는 2019년 브라질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출시 2년 만에 브라질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앱 상위 10위에 선정됐다. 지난 26일부터는 한국에서도 브라질 진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권 지사장은 “브라질은 K팝 등 한류 영향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큰 시장”이라며 “한국 기업의 남미 시장 진출을 돕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권 지사장과의 일문일답.

쇼피인도네시아 홍보 모델인 한국 아이돌 그룹 스트레이키즈. /쇼피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이커머스 수요가 급증했다. 쇼피도 그 영향을 체감했나.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영향이 있었다. 동남아 국가들이 한국보다 폐쇄적인 방식으로 방역 정책을 펼치다보니 쇼핑 등 일상 생활에 제약이 컸다. 이에 동남아 국가의 이커머스 앱 내 체류 시간이 전년 대비 평균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구매 품목도 영향이 있었다. 동남아 역시 ‘집콕족’이 늘면서 상온 보관이 가능한 가정간편식(HMR), 스낵, 과자, 라면 등 식음료 부문 주문 건수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또 한국처럼 동남아에서도 집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쇼피 전체에서 리빙 제품의 주문량이 전년 대비 평균 2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 중 한국발 제품의 주문 건수는 6배 이상 늘었다.”

-이커머스 수요가 늘면서 판매자 저변도 확대됐을 것 같은데.

“기존에는 영세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주로 쇼피에 입점했는데, 3CE, 작년에는 아임미미 등 국내에서도 비교적 이름이 알려진 브랜드가 쇼피에 들어왔다. 대기업도 동남아 진출 관문으로 쇼피를 주목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애경, 올리브영, LF 등이 쇼피에 입점해 자체 브랜드관을 운영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인기가 높은데, 어느 정도인가.

“한류의 영향력이 한국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남아에서는 매년 9.9절, 10.10절, 11.11절, 12.12절 등 대규모 쇼핑 할인 행사가 열린다. 중국 광군절(光棍节)과 비슷한 개념이다. 지난해 이 행사 당시 국내 판매자들의 주문 건수와 매출액은 2019년 대비 평균 300% 이상 증가했다.

특히 한국 화장품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약 2.5배 이상 늘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앨범, 응원봉 등 K팝 기획상품 주문 건수가 4.5배 이상 늘었다는 점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기 가수들의 글로벌 공연이 취소되면서 앨범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남아 시장이 국내 판매자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동남아는 일단 시장 자체가 크다. 쇼피가 진출한 동남아 지역 7개 국가 인구가 7억명 정도다. 이들 국가에 구매력이 있는 사람이 10분의 1정도라고 하는데, 그래도 한국 전체 인구보다 많다. 이에 국내 판매자들도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쇼피 내 한국 판매자는 매년 4~5배씩 증가하고 있다.

쇼피는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사업자등록증과 정산대금을 이체받을 수 있는 한국 계좌만 있으면 평균 8일 안에 입점할 수 있다. 이에 한국 판매자 중에서는 규모가 작고 경험이 없는, 즉 해외 판매나 온라인 판매를 처음 시도하는 판매자 비중(약 85%)이 높다. ”

-국내 제품의 해외 판매시 기업들이 배송에 대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가 가장 주력하는 부문이 배송 지원이다. 쇼피 판매자는 ‘쇼피 통합 물류시스템(SLS)’을 통해 경기도 김포, 동탄에 있는 물류센터에 상품을 보내기만 하면 된다. 상품을 보낼 때는 쇼피 자체 픽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매일 오전 6시까지 상품 픽업을 신청하면 픽업 차량이 박스를 당일 수거한다. 이후 통관이나 현지 배송 절차는 모두 쇼피에서 진행한다. 배송 완료까지는 싱가포르가 평균 3~4일, 나머지 동남아 국가는 10일가량 걸린다. ”

-판매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수수료율일 것 같다.

“국내 판매자에 대한 수수료는 매출의 3%로, 2주마다 정산하고 있다. 다만 입점 이후 첫 3개월은 수수료가 없다.”

-한국 판매자 대상 브라질행(行) 물류 서비스도 시작했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지난 26일부터 해당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한국 판매자들이 ‘쇼피 브라질’에 공식 입점할 수 있게 됐다. 브라질까지 물류 서비스 방식은 기존 동남아 시장에서 활용하던 ‘쇼피 통합 물류시스템(SLS)’과 같다. 국내 물류 센터로 판매자가 물건을 보내면 쇼피가 통관과 현지 배송을 담당하는 식이다.”

-브라질에서 한국 브랜드의 경쟁력을 꼽는다면.

“한국은 중국에 이어 쇼피가 판매자 물류 서비스를 시작한 2번째 국가다. 그만큼 브라질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구 2억1000만명의 브라질은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2018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브라질의 화장품 시장 규모만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다.

브라질은 동남아와 시장 상황이 매우 비슷하다. 우선 모바일 보급률이 높다. 세계은행은 브라질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칠레·멕시코 등 주요 남미 국가 모바일보급률(지난해 말 기준)을 63~75%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동남아는 인터넷 사용자 중 모바일 점유율이 90% 이상이다. PC 보급률이 낮기 때문이다. 이는 쇼피와 같은 앱 중심의 이커머스 플랫폼에 유리한 조건이다.

또 브라질 역시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브라질 내 한류 동호회수는 40여개로 집계됐다. 한류 동호회가 결성된 전 세계 98개국 중 13위다. 화장품이나 K팝 관련 제품이 인기가 많은데, 한국 제품의 원재료나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코리아 프리미엄’이 붙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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