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영남당 불가" "그럼 민주당은?"..국힘, 지역 논란 가열

전대 앞두고 '영남대표 불가론'..성일종 "민주당은 호남당인가?"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동환 기자 = 4·7 재보선 이후 국민의힘 안팎에서 불거진 '영남당 논란'이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를 넘어 차기 당 대표 선출 과정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이른바 '영남 패권주의' 타파를 당 쇄신으로 보는 당 일각에서는 울산(PK) 출신의 김기현 원내대표 선출에 이은 대구(TK) 출신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발탁에 따른 영남 쏠림 흐름을 경계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3일 통화에서 "대선에서 이기려면 수도권을 탈환해야 하는데, 영남을 기반으로 정치를 해온 분들로 쏠림이 나타나면 그런 철학, 가치, 시대정신으로 과연 정권 교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만일 당 지도부 '투톱'인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영남 출신이 모두 독식하면 그동안의 변화 노력과 무관하게 '도로 영남당'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다.

그나마 경기, 충청, 강원 출신이 두루 출마했던 지난 원내대표 경선과 달리 당 대표 선거에는 영남 출신 중진들이 다수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남당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전당대회가 '영남 대 비영남'의 지역주의 대결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은 그 연장선에 있다. '친이(친이명박) 대 친박(친박근혜)' 등 계파 갈등 구도가 중심이 된 과거 전대와는 다른 양상이라는 것이다.

다만 끊이지 않는 영남당 논란을 당의 지역적 근간을 무시한 제 발등 찍기로 보고 당권 레이스 초입부터 이를 경계하는 당내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영남 꼰대당'이라는 비판이 더불어민주당의 프레임 씌우기라는 반박도 나온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영남당 이미지를 씌우는 것은 굉장히 잘못돼 있다"며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고등학교까지 호남에서 나왔는데 그러면 민주당은 '호남당'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영남 분 중에 개혁적인 분도 있고, 수도권 분 중에 과거 지향적인 분도 있다"며 "그렇게 구분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같은 연장선 상에서 둘다 영남 출신이긴 하지만 김 원내대표와 추 원내수석부대표 콤비를 '퇴행'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김 원내대표의 경선 공약이 초선 개혁 그룹 목소리와 거의 일치했다"며 "누가 봐도 우리 당 에이스인 추 원내수석부대표도 다들 잘 뽑았다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핵심 당직자는 "영남당 프레임은 민주당 아니면 비영남 출신 당권주자 발(發) 아닌가"라며 "소위 '김종인의 개혁 노선'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면 '도로 한국당'이라 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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