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사망 의대생 용의자 찾았다"..이런 가짜뉴스 판친다

최연수 2021. 5. 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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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잠들었던 대학생 손정민 씨가 실종된 지 엿새째인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손 씨를 찾는 현수막이 걸려있다.뉴스1

한강 실종 의대생 손정민(22)씨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네티즌들의 궁금증이 폭발하고 있다. 유튜브와 커뮤니티에서는 이른바 ‘네티즌 수사대’가 총출동한 상황이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소문과 댓글로 전파하면서 가짜뉴스처럼 변질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손씨가 사라진 지난달 25일 오전 3시30분~5시30분 사이의 동선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아 제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범람하는 가짜뉴스와 제보들이 뒤섞여 혼선이 생길 우려마저 제기된다. 손씨의 아버지 손현(50)씨도 이날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사람들이 언론에서 나온 정보들을 가지고 얼마든지 종합하고 지어내서 말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허위제보가 들어오는데 이런 것들은 유족을 힘들게만 할 뿐, 진실을 밝히는 데 방해가 되니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손씨의 아버지 역시 아들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확실히 밝히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그러나, 사실이 아닌 게 분명한 일이 왜곡돼 전파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경찰이 용의자 찾았다?…유튜브 속 가짜뉴스 범람

한강 대학생 실종사건을 두고 사람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자 사실이 아닌 제목과 영상을 만들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유튜브와 커뮤니티 글들도 등장했다. 유튜브 캡쳐

유튜브에서는 “경찰이 용의자를 찾았다” “한강 의대생 실종 미스터리”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확대해석한 콘텐트가 쏟아지고 있다. 손씨가 다닌 중앙대 커뮤니티에는 실종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라고 주장한 작성자가 “사건 발생 근처에서 말싸움을 들었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중앙대 의과대학 학생회에서는 “같은 학교 출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실종 당시 정민이 일행과 합석했다는 글을 올려줬다는 글이 돌기도 하는데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부친 “친구는 신발을 버렸다고 한다”

지난 2일 손정민씨의 부친이 블로그에 올린 답 댓글. 블로그 캡쳐

네티즌수사대가 제기하는 가장 큰 의혹은 손씨의 친구 A씨의 당일 행적이다. 단순 실족사가 아닐 거라는 의구심에서 나온 주장들이다. 현재까지 나온 의문점과 사건 초기에 드러난 사실의 맥락상의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식이다.

지난 2일 손씨의 부친은 “(사건 당시 신고있던 A씨의 신발이 어디 있냐 물어보니) 신발을 버렸다고 한다”고 본인 블로그에 설명한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서다. 한 네티즌이 ‘CCTV 영상에서 A씨의 모습이 추워 보이는데 신발이 젖어있던 것 아니냐’ 묻자 나온 대답이다.

이에 손씨 부친은 “친구 A가 말하길 오전 3시 전 아들이 뛰어가다 넘어져 신음소리가 났고 옷과 바지를 끌어올리느라 더러워졌다고 설명했는데, 그 주변에는 진흙이 없었다”며 “그래서 흙이 묻은 신발을 보고 싶어서 ‘친구 A의 신발이 어딨냐’ 물어봤더니 버렸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부친은 “A씨 아버지 말로 부인이 더러워서 버렸다고 하는데 ‘알아볼게요’도 아닌 0.5초만에 나온 대답이었다”고 전했다.


경찰 “친구 증거물 제출 거부한다는 건 사실 아니야”
유족이 제기한 의구심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과 뒤섞여 사실처럼 확산하고 있다. 친구 A씨가 경찰에 본인의 휴대전화와 집 주변 폐쇄회로(CC)TV를 증거로 제출하기를 거부했다는 등의 이야기다. 이밖에 친구 A씨 아버지의 직업이 변호사라는 가짜뉴스도 퍼졌다. 이에 손씨 부친은 “A씨 아버지는 변호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꼼꼼히 사건 경위를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인근 현장 CCTV에 찍힌 남성 3명을 특정해 조사했지만, 모두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면조사 이외에 친구 A씨를 따로 불러 조사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휴대폰, CCTV 증거제출에 대해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모든 의혹을 빼놓지 않고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A씨에 대한 최면조사에는 A씨의 변호인이 입회했다고 한다.

최연수·정진호 기자 choi.yeonsu1@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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