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혐' 논란에 불매운동·주식 하락..GS리테일 어쩌나

반진욱 2021. 5. 3. 17: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출처: GS25 인스타그램 캡쳐
‘남혐(남성혐오)’ 논란에 휩싸인 GS리테일을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찮다. 디시인사이드·에펨코리아·엠엘비파크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잇따르고 주가는 장 초반부터 하락세를 기록하다 4월 30일 종가보다 2.37% 하락한 채 마감했다.

문제가 된 것은 5월 1일 공개한 캠핑 경품 이벤트 포스터다. 포스터에 ‘남혐’ 커뮤니티 메갈의 상징물인 손 모양 일러스트를 그려 넣었다. 그림 옆에 삽입된 영어 카피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 역시 밑에서부터 세로로 읽을 경우 ‘megal’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표현은 영어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다. 해당 포스터를 본 일부 네티즌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포스터 사진을 실어 나르면서 논란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논란을 의식한 GS25 측은 급하게 포스터를 수정했다. 그러나 수정된 포스터도 문제였다. 하단에 뜬금없이 달과 3개의 별 모양으로 구성된 마크가 추가돼 다시 논란을 부추겼다. 이 마크가 서울 한 대학의 여성주의 학회 마크와 유사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또 포스터 배경이 된 밤하늘 별자리 역시 메갈 상징물 손 모양과 형태가 동일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질타가 이어지자 GS25는 해당 포스터를 아예 삭제했다.

삭제와 GS리테일 측의 사과문이 발표됐지만 분위기는 쉬이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2030 남성, 이른바 ‘이대남’이 중심이 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GS25의 남혐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각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GS25 불매’와 관련된 게시글이 수백 건이 넘게 올라왔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GS리테일의 ‘해군 PX 계약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인은 “청춘을 바쳐 이 나라를 지키는 우리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악덕 기업 GS25에 더 이상 이득을 쥐여줘서는 안 된다”며 “해군 PX 계약을 전면 철회해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3만명 넘는 인원이 동의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실제 GS리테일 ‘남혐’ 논란은 이번은 처음이 아니다. 과거 국방부 캠페인에 메갈 상징물인 ‘월계수’가 들어가 강한 비판을 받았다. GS더프레시 홍보물에서 과일을 집고 있는 손 모양, ‘잘린 고추’나 ‘월계수’ 등 GS프레시 광고 홍보물에 메갈 표현이 끝없이 등장했다. 과거 공식 유튜브 자막에서 사용한 ‘힘조’, 또 ‘오조오억개’ 등 표현 역시 남혐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혐 논란은 증권가와 정치권까지 옮겨 붙었다. GS리테일 주식 종목 토론방에는 ‘상품만 불매하는 줄 아느냐, 주식도 불매한다’ ‘오늘의 저점이 내일의 고점’ 같은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실제 5월 3일 GS리테일 주식은 장 초반부터 하락세를 기록했다.

정치권에서도 GS25를 향한 비난이 쏟아져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우리 동네 GS25는 점주가 페미니스트를 아르바이트생으로 사절한다고 해서 점주 교육시키고 불이익주겠다는 이야기하던데, 그 똑같은 회사가 왜 이 사건에 있어서는 책임자에 대해서 어떻게 하겠다고 밝히지 못하는 걸까”라고 비판했다.

유통업계는 GS25 남혐 논란에 잔뜩 긴장한 모양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힘조, 오조오억개 같은 표현은 남혐·여혐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는 한 잘 알 수 없는 표현인데. 우리도 모르는 새 이런 표현이 들어가지는 않았을지 걱정돼 과거 홍보물을 하나하나 다 체크해보고 있는 중”이라며 하소연했다.

[반진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