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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권 편향에 수사 대상인 김오수 지명 자체가 검찰 농단

기자 입력 2021. 05. 04. 11:50 수정 2021. 05. 0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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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親) 문재인 정권 성향으로 널리 알려진 인사가 검찰총장이 될 모양이다.

문 대통령은 3일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고, 현행 헌법 체계와 권력 구도로는 검찰총장 취임을 저지할 길이 없다.

장관 대행 때는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인 이 지검장과 함께 윤석열 전 총장을 배제하고 문 대통령을 따로 만나 지시를 받았다.

법으로 보장된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권까지 박탈하고자 했던 인사가 이젠 총장 후보가 된다는 것 자체가 블랙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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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親) 문재인 정권 성향으로 널리 알려진 인사가 검찰총장이 될 모양이다. 문 대통령은 3일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고, 현행 헌법 체계와 권력 구도로는 검찰총장 취임을 저지할 길이 없다. 대통령의 인사권 남용을 견제할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 등이 모두 권력에 장악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집권세력은 ‘친정권 검사 투톱’ 중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밀다가 여의치 않자 차선책을 택했다고 한다. 2년 임기의 이번 총장은 문 정권 말과 대선, 새 정권 초반을 아우르는 시기에 검찰을 지휘한다. 현재 수사·재판 중인 여러 정권 범죄를 뭉개고, 대선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간 심각하지 않다. 이런데도 정치 중립을 현저히 의심 받는 인사를 지명한 것 자체부터 심각한 ‘검찰 농단’이다.

김 후보는 현 정권 들어 박상기·조국·추미애 법무부 장관 밑에서 차관을 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경수사권 조정 등 정권 코드에 맞는 일을 추진해 왔다. 장관 대행 때는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인 이 지검장과 함께 윤석열 전 총장을 배제하고 문 대통령을 따로 만나 지시를 받았다. 조 전 장관 수사 때는 대검에 윤 전 총장을 뺀 수사팀을 만들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법으로 보장된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권까지 박탈하고자 했던 인사가 이젠 총장 후보가 된다는 것 자체가 블랙코미디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청와대의 거듭된 압력에도 김 후보의 감사위원 제청을 거절한 것도 ‘정치 편향’이 너무 심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김 후보가 검찰의 수장이 돼 대선을 치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우려된다. 유력 야권 후보에 대한 표적 수사도 가능하다.

더욱이 김 후보는 이 지검장과 더불어 김학의 전 법무 차관 불법 출금 사건의 피의자로 수원지검으로부터 서면조사까지 받았다. 김 전 차관의 불법 출금 때 연락이 닿지 않았던 당시 박상기 장관 대신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으로부터 출금 관련 보고를 받고 암묵적 승낙을 했다고 한다. 법무부 장·차관이 모두 피의자·피고인이고, 검찰총장마저 피의자 신분이라면 법치를 조롱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제라도 스스로 사퇴하거나 지명을 철회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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