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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도 불안하다

오로라 기자 입력 2021. 05. 05. 03:43 수정 2021. 05. 0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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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위기론]
낸드플래시, 한때 매각설 나돌던 마이크론에 기술 역전당해 충격
D램 점유율 4년새 46.6→41.7% "경쟁사와 기술격차 6개월 이내"

‘초격차’ 전략으로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유지해온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위상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핵심 경영진이 수년째 수사와 재판, 수감의 굴레에 갇힌 사이 주요 경쟁사들은 공격적인 투자로 삼성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993년 D램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이후 단 한 번도 왕좌를 넘겨준 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D램 점유율은 지속적인 하락세다. 2016년 46.6%에서 지난해 41.7%로 떨어졌다. 기술력 역전도 일어났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기존 제품 대비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DDR5 D램을 출시, 삼성보다 앞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삼성전자와 다른 기업들 사이에 1년 정도의 격차가 있었지만 이제는 6개월 이내로 좁혀졌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메모리 반도체와 인공지능 프로세서를 하나로 결합한 HBM-PIM(Processing-in-Memory)을 개발했다고 2월17일 밝혔다.사진은 삼성전자 인공지능 HBM-PIM. /삼성전자

낸드플래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11월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이 세계 최초로 178단 3차원(3D) 낸드플래시를 양산했다고 밝혔다. 89단으로 쌓은 낸드플래시 두 장을 겹쳐 쌓는 ‘더블스택’ 기술을 활용, 삼성전자가 1년 전 출시했던 최첨단 제품(128단)에 비해 50단 높게 쌓은 제품을 내놓는 데 성공한 것이다. 낸드는 높게 쌓을수록 용량과 효율이 개선된다.

삼성 내부에선 한때 매각설까지 나돌았던 마이크론에 기술 역전을 당했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게다가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시설 투자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8년 분기 기준 40%대를 기록했다가 계속 하락해 지난해 3분기엔 33.4%까지 떨어졌다.

해외 경쟁사의 인수합병도 복병이다. 현재 마이크론(낸드 시장 점유율 11.5%)과 웨스턴디지털(점유율 15.5%)이 글로벌 낸드 2위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점유율 17.2%)의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두 회사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인수에 성공하게 될 경우 2002년부터 낸드 시장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의 위상이 흔들리게 된다.

지난 2007년 고(故)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반도체 수율이 떨어진다는 보고를 듣고 대노한 적이 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이 급성장을 할 때에도 “잘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 5년 뒤, 10년 뒤를 생각하면 등에 식은 땀이 난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하며 과감한 선제 투자에 나섰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과감한 선제 투자와 시스템 개선이 오늘날 1등 삼성을 만든 원동력”이라며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경쟁자들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한데, 지금의 삼성은 경영 구심점이 없다는 게 최대의 리스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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