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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50만장 南에 떨어졌는데.. '살포 미수'도 처벌할 수 있다는 경찰

이용수 기자 입력 2021. 05. 05. 04:14 수정 2021. 05. 0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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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학 대표 "DMZ 근처서 살포" 전단금지법 첫 적용사례 될 듯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북한으로 살포했다고 주장한 전단 50만장은 대부분 남쪽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4일 “당시 풍향 등을 감안하면 북으로 날아가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대로 두고 볼 순 없다”며 발끈한 북한에 최소한의 성의 표시를 하려면 박 대표를 대북전단금지법 위반 혐의로 처벌해야 하지만, ‘대남 전단’도 처벌하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박 대표에 대한 무리한 수사가 자칫 북한 인권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를 자극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정부에 외교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고민도 있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달 하순 비무장지대(DMZ) 인접 경기·강원 일대에서 두 차례에 걸쳐 전단 50만장, 소책자 500권, 1달러 지폐 5000장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북한 김여정이 “남조선 당국에 책임이 있다”며 ‘상응 행동’을 위협했고, 김창룡 경찰청장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탈북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25∼29일 사이 두 차례에 걸쳐 경기·강원도 일대에서 대북전단 50만 장을 북한으로 살포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대북 유인물을 들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박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난 3 월 30일 시행에 들어간 대북전단금지법의 첫 적용 사례가 된다.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전단이 북으로 날아가지 않아 결과적으로 ‘대남 전단 살포’가 됐기 때문에 법 적용이 애매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단 경찰은 “살포 미수도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다”며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한국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북한 인권 운동을 탄압한다는 미국 조야(朝野)의 주장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정부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무리한 사법 처리는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적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한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지만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박씨를 ‘희생양’ 또는 ‘영웅’으로 만드는 일은 더더욱 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외교가에선 “한국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 때까진 박씨 사건에 대해 결론을 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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