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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한국지사 설립한다는데..한국, '아시아 백신 허브' 초읽기

장윤서 기자 입력 2021. 05.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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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한국지사 설립을 위한 수순에 본격 착수하면서, 한국이 ‘아시아 백신 허브’ 거점 지역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모더나는 한국을 포함해 호주, 일본 3개 국가 추가로 지사를 설립,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한 곳과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코로나19 백신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5일 모더나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한국에서 mRNA 백신 등 새로운 사업 구축을 위해 임원급 인사인 ‘제너럴 매니저(GM, General Manager)’, 약물 감시(PV) 총괄자(Director, Moderna South Korea. PV Country Lead) 등 채용 계획을 알리며 한국 지사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모더나는 국내에서 어느 정도 규모의 조직을 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할지 등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미국 바이오벤처인 모더나는 2010년 설립됐다. 모더나는 ‘mRNA’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와 같은 유형의 백신으로, 바이러스 유전정보가 담긴 mRNA 방식 기술을 활용했다. 모더나는 지난 4월 30일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 승인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영국에서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스위스 등에서 긴급 허가 후 조건부 승인했다. 한국에서는 아직 모더나 백신 도입 전이다.

모더나가 한국 지사 설립에서 주목되는 점은 한국 제약바이오 업체가 모더나로부터 mRNA 백신 기술 이전을 통해 CMO 계약을 체결할지 여부에 있다. 또 국내 업체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한 원료의약품(DS) 생산을 맡게 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모더나는 현재 기술 유출을 막고자 원료의약품은 자체 공장과 미국, 스위스, 프랑스 등 일부 국가 기업에만 생산을 맡기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국내 업체로는 mRNA 생산능력을 확보한 한미약품, 국내 허가·유통 담당 GC녹십자, 완제의약품 위탁생산 기업으로 에스티팜 등이 꼽힌다. 반면 일각에서는 모더나 한국지사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에 위탁생산을 맡기지 않고 해외 생산지에서 코로나19 완제품을 만들어 국내 유통 및 수입을 직접판매(직판)하는 체제로 백신을 들여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본다.

바이오의약품에서 위탁생산은 크게 원료의약품 생산(DS)과 완제품생산(DP) 두 가지로 나뉜다. mRNA 완제의약품 공정은 충진·포장만 있는 다른 바이오의약품과 달리 mRNA 원료를 LNP 기술로 감싸는 조성 공정이 더해진다. 조성공정에서 쓰이는 전달기술 ‘LNP’는 mRNA 핵심기술이다. 모더나는 mRNA 백신의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자체공장에서 원료를 생산한 뒤 LNP 처리까지 전담한다. 이후 미국 일부 기업에 충진과 포장 등 위탁생산만 맡겨 최종 코로나19 백신 완제품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상황을 대입해보면, 모더나는 한국 지사를 설립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에 충진·포장 위탁생산만 맡길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있다.

녹십자 화순공장의 수두 백신 생산 라인에서 방호복으로 완전히 무장한 직원이 수두 바이러스를 키울 인간 폐 세포 배양액을 검사하고 있다. 배양액에서 수두 바이러스를 키워 최종 제품을 만드는 데는 60일 정도가 걸린다.

모더나 한국 지사 설립으로, 한국이 일본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아시아권 백신 생산 거점 기지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지난 2009년부터 8년간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을 지낸 톰 프리든은 “한국은 한국만을 위해 백신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전체를 위해 mRNA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국가”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한국을 허브 국가로 지정해, 미국 전문가들이 직접 가서 백신 생산 방법 등을 이전해 하루빨리 백신 생산에 돌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아시아에서 한국이 그럴만한 능력을 갖춘 국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전했다.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도 우리나라를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 국가’라고 언급했다. 이는 한국 제약사들이 보유한 백신 생산 시설을 이용해 한국이 세계적 백신 생산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백신 분야 전문 인력과 기술력, 생산 능력에 이어 위탁개발생산(CDMO) 기술까지 확보하고 있는 아시아 상위권 국가이기 때문에 mRNA 업체들이 직접 기술을 이전하고 생산하게 하려는 니즈가 충분히 있다”면서 모더나의 위탁생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모더나 한국지사 설립은 8월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정부가 언급했기 때문이다.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 백신도입총괄팀장은 지난달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단 설명회를 통해 “국내 A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생산하는 것에 대해 구체적 계약 체결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이에 따라 8월부터는 승인된 백신이 국내에서 대량 생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8월부터 국내에서 추가로 생산하는 제약사와 백신 종류 등에 대해선 “기업 간 계약 상황이라 자세하게 말할 수 없고 (계약이) 확정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더나 한국 지사 설립이 8월 내 추진된다면, 국내에서의 백신 생산 또는 수입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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