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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음식입니다" 알고보니 중국산..소비자 우롱하는 원산지 눈속임

김초영 입력 2021. 05. 05. 10:36 수정 2021. 05. 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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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표시 위반 적발 건수, 전년 동기 대비 증가
정부 홈페이지 '정보 공개'에도 소비자들은 알기 어려워
전문가 "원산지 표시, 결국 영업장 위한 것..당국은 재발 방지 대책 세워야"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초영 기자] 세종시의 한 식당 주인이 육전의 재료 원산지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아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음식 원산지 표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산지에 따라 음식의 가격대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죄질 역시 나쁘다.

그러나 원산지 표시 위반 적발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재발 방지를 위한 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미국산 소고기를 재료로 하는 육전을 판매했다. 그 과정에서 호주산 소고기 재료로도 음식을 만들어 영업을 이어가다 원산지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점심시간 정부세종청사와 세종시청 공무원 등이 즐겨 찾던 것으로 알려진 이 식당은 이듬해 6월까지 원산지를 제대로 표기 하지 않고 육전 약 1만3000인분을 팔아 1억7500만원 상당의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지법은 "소고기는 국내산과 수입산에 대한 대중 선호도가 확연히 다르다. 적어도 한우가 재료로 혼용된 음식으로 잘못 알고 사 먹은 소비자의 피해 복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며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지난달 알몸의 남성이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배추' 영상이 공개돼 '원산지 표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지만 원산지 미표시·표시방법 위반·거짓표시 등의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원산지 표시 위반 적발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난 1~3월 농식품 원산지 표시 단속을 실시한 결과 949개의 업체에서 1천81건의 위반 사례가 확인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위반 물량이 1t 이상이거나 위반 금액이 1천만원 이상인 대형 위반 건수는 5.8%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위반 유형은 '미표시'가 522곳으로 가장 많았고 '거짓표시'가 427곳으로 뒤를 이었다. 적발 품목은 △배추김치 208건 △돼지고기 144건 △소고기 118건 △콩 54건 △쌀 45건 등으로 5개 품목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번 단속을 통해 소비자들을 속이는 방법이 더욱 교묘해진 사실 또한 드러났다. 한 음식점은 중국산과 국산 재료를 섞어 판매하다 적발됐으며, 한 반찬가게는 가판대 하단에 작은 글씨로 중국산 표기를 했지만 현수막에는 '전라도 반찬'이라는 문구를 넣어 소비자 오인을 유도했다.

지난해 9월 롯데백화점 안산점에서 안산시 농업기술센터 농업정책과 공무원과 원산지표시명예감시원들이 제수·선물용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 점검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는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에 대한 정보공개를 실시하고 있다. 원산지 표시를 위반하는 경우 상호명·품목·위반 내용 등이 농림축산식품부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홈페이지에 1년간 공표된다. 지난해 5월부터 실행된 개정안은 기존 '미표시 2회 적발' '거짓 표시'한 자를 담던 조항에 '혼동 우려 표시' '위장판매'한 경우도 포함해 소비자의 권익을 높이고자 했다.

하지만 정보공개는 원산지 표시 위반을 실질적으로 예방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위반 업체에 대한 정보공개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존재하며, 이를 알고 있더라도 소비자가 직접 홈페이지를 방문해 상호를 확인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 음식점 업주들은 더욱이 원산지 표시에 대한 경각심을 갖기 어려운 실정이다.

각 지자체에서도 원산지 표시에 대한 정기적인 지도·점검과 특별점검 등을 실시하며 원산지 표시 위반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알몸 배추절임 영상'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출 결정' 등 사회적으로 공분이 이는 사건이 발생하거나 각종 명절을 앞두고 단속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불시단속의 횟수를 높이는 등 관계 당국의 더욱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신뢰를 잃은 식당은 손님들이 다시 찾을 수 없다며 원산지 표기는 결국 식당 업주 본인들을 위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먹거리는 소비자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원산지 표시 제도의 시행은 결국 영업장을 위한 것"이라며 "표시를 위반할 경우 소비자들은 해당 품목 외에 다른 품목에 대한 의심까지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번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릴 경우 이들의 재방문 의사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당국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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