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1위 윤석열.. 제3지대 세력화?

권준영 2021. 5. 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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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연합뉴스>

윤석열(사진) 전 검찰총장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다음 행보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총장직 사퇴 후 2개월 동안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대선 지지율 조사에서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다. 윤 전 총장이 피력했던 '공정'과 '법치 수호'라는 시대정신이 '국민 공감'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의 정계 진출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 경우로 예상해볼 수 있다. 우선 첫 번째는 지금까지 유력하게 거론된 '제3지대'를 형성하는 것이고,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부합하는 기존 정당에 들어가 정치활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두 번째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이달 중순께 '정치적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 전 위원장은 "'별의 순간'을 잡았으면, '별의 순간'을 어떻게 잘 전개할 것인지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기 때문에 뭐라고 단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고 다소 애매한 입장을 냈다.

윤 전 총장의 근황에도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는 최근 외교·안보, 노동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 열띤 토론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미사일 능력과 대비책', '미·중 반도체 전쟁과 그 사이에서의 한국의 전략' 등을 주제로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지난 4월에는 노동 개혁 전문가로 꼽히는 정승국 중앙승가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를 만나, 고임금 정규직 근로자와 저임금 비정규직 근로자, 대기업 노동자와 중소기업 노동자로 나눠져 있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에 대해 토론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정계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이 지금까지 직접적인 정치 활동을 안했음에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건 이례적이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대선 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2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큰 차이로 눌렀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전 총장은 32.0%, 이재명 지사는 23.8%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윤석열 현상'에 대해 기성정치에 대한 부동층의 실망이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4·7 재보궐선거 이후에도 굳건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과 '국민의힘은 여전히 아니다'라는 민심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2007년 고건 전 국무총리와 2017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례를 들면서, 윤 전 총장이 제도권 정치에 발을 들이면 지지율이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윤석열 현상'을 앞선 사례와 달리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 전 총장이 강조한 '공정'과 '법치 수호'라는 시대정신이 명확하고, 현재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단기간에 사라지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5일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국민주권 시대를 여는 촛불혁명이 여전히 미완성 상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국민 대다수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 '구적폐'가 일정 부분 청산됐지만 기득권 세력으로 변한 운동권 세대에 의해 누적된 '신적폐' 역시 적지 않기 때문에, 이 또한 청산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 평론가는 "윤 전 총장이 일단 제3지대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해 지지세력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원활하면 신당 창당도 가능할 것"이라며 "그 다음에 이것을 기반으로 국민의힘 흡수 통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첫째 합당, 둘째 입당, 셋째 후보 단일화 순으로 선택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것을 성사시키려면 고도의 정치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윤 전 총장이 정치활동을 개시한 뒤 이런 정도의 정치력을 보여준다면 지지율은 더 상승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실망감이 커지면서 지지율은 하락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권준영기자 kjy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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