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껍데기만 남은 한미 동맹..나라도 챙기겠다" 미국행

배지현 2021. 5. 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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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지난해 4․15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황 전 대표가 지금 다시 국민의힘으로 돌아와 봐야 '도로 자유한국당' 논란만 일으킬 뿐 외연 확장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국민의힘은 황 전 대표의 등판을 바라지 않는 눈치다.

황 전 대표가 복귀해 당 전면에 나설 경우, 가까스로 중도층에 다가섰던 국민의힘이 다시 외면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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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계복귀 시기상조" 냉랭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환송을 나온 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미동행 강화를 위해 직접 나서겠다’며 본격적인 대선 주자 행보를 시작한 셈인데, 정작 국민의힘은 싸늘한 분위기다. 지난해 4․15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황 전 대표가 지금 다시 국민의힘으로 돌아와 봐야 ‘도로 자유한국당’ 논란만 일으킬 뿐 외연 확장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황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르기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껍데기만 남은 한미동맹, 더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가 못하니 저라도 갑니라다”라며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 회복, 제가 직접 나서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또 “대통령처럼 큰 힘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리 작지도 않을 것입니다”는 말도 덧붙였다.

황 전 대표는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초청을 받아 연구소 토론회·세미나에 참석하면서 7박 9일간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총선 참패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국민을 위해 머슴, 문지기라도 하겠다”며 대선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국민의힘은 황 전 대표의 등판을 바라지 않는 눈치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오전 <케이비에스>(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 분이 꿈을 버리신 줄 알았는데 여러 루트로 들어오는 이야기를 보면 대권 도전 의지,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본인 생각만으로 정치 전면에 등장하려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황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일부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김기현 의원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2016~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소추위원장을 맡았던 ‘비박’ 권성동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대선 도전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조수진 의원은 이를 두고 4일 페이스북에 “(황 전 대표 등이) 당내 의원들에게 특정 후보를 당부했다는 말들이 쏟아졌다”며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황 전 대표가 복귀해 당 전면에 나설 경우, 가까스로 중도층에 다가섰던 국민의힘이 다시 외면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한 초선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재보궐선거에서 이긴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황 전 대표의 복귀로 국민에게 당이 과거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원내대표로서 황 전 대표와 나란히 자유한국당을 이끌었던 나경원 전 의원도 선을 긋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9일 <와이티엔>(YTN) 라디오에서 “황 전 대표의 생각과 저는 좀 결이 많이 달랐던 것 같다”면서 “조금 천천히, 계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정계 복귀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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