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과학고 출신 의대·치대·한의대·약대 진학 원천 금지법안 발의

박근태 기자 2021. 5. 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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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학교와 과학고등학교 학생의 의약학 계열 대학 진학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의원 10명은 전날 영재학교와 과학고 졸업 학생의 의과대학, 한의과대학, 치과대학, 약학대학 진학을 금지하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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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득구 의원 등 10명 입법 발의..영재학교 8개 제재방안 이어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전경. 동아일보 자료사진

영재학교와 과학고등학교 학생의 의약학 계열 대학 진학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의원 10명은 전날 영재학교와 과학고 졸업 학생의 의과대학, 한의과대학, 치과대학, 약학대학 진학을 금지하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강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은 영재교육 진흥법에 따라 지정된 영재학교 졸업자와 교육감이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지정한 과학고 졸업자가 의대와 한의대, 치대, 약학대 진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들 의원은 제안이유에 “영재학교와 과학고는 과학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려고 설립한 학교이지만 졸업생이 매년 꾸준히 의약학 계열 대학에 진학해 학교 설립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영재학교나 과학고에 대한 예산 지원에도 과학 분야가 아닌 의약학 계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사회적 손실이자 다른 학생의 교육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있다”고 밝혔다. 

과학고와 영재고 출신 의약학 계열 진학은 주춤하고 있지만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에 재학 중인 영재학교 졸업생 337명 중 19.3%(65명)가 의학 계열을 선택했다. 

영재학교와 과학고들은 학생들의 의약학 계열 대학 진학을 막기 위해 재학 시절 받은 장학금과 지원금을 되돌려받거나 학교장 추천서를 써주지 않는 등 다양한 대책을 쓰고 있지만 학생들의 진학을 막기엔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과학고, 광주과학고, 대구과학고, 대전과학고, 서울과학고, 한국과학기술원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등 8개 영재학교들도 지난달 29일 영재학교 학생이 의약학 계열로 진학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신입생 모집 요강에 명문화하고 지원자들에게 서약받는 내용의 제재 방안을 마련해 내년도 입학전형 모집 요강에 반영했다.

이 제재 방안에 따르면 영재학교에 응시하려는 학생과 보호자는 응시원서에 명시된 제재 방안에 서약해야 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 영재학교 입학 후 의약학 계열로 진학을 희망하거나 지원하는 학생의 경우 학교는 대학 진학 상담, 진학 지도를 일절 하지 않고 일반고 등으로 전출을 권고한다고 명시됐다. 또 대학 입학전형에 필요한 학교생활기록부에는 연구 활동 등 영재학교에서 추가로 운영되는 교육과정을 기재하지 않고 정규 수업 이외에는 기숙사와 독서실 등 학교 시설 이용을 제한하고, 추가 교육비와 영재학교 재학 중 지급한 장학금도 반납해야 한다. 

영재학교들의 공동 제재 방안에 이어 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이 잇따라 나온 것은 이공계 분야 우수 인재 양성이라는 학교 설립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는 학교 안팎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을 등에 업고 다른 학생들의 기회를 제한하고 영재고와 과학고의 설립 취지를 악용하는 사람들의 명문대와 의대 진학의 통로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하지만 생명과학 분야의 인재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과학 영재들의 의·생명 분야로 광범위한 진출이 어려워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 학생들이 아직 새로운 진로 탐색을 하는 나이라는 점 등 향후 추진 과정에서 보완할 부분도 남아 있어 보인다.  

이번 법안 발의에는 강득구·고영인·김민석·문진석·민병덕·신정훈·이상헌·이성만·이원욱·홍성국·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했다. 

 

[박근태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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