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수입 차량용 반도체 MCU, 국내 첫 개발·출시
현대모비스 탑재 위해 검토 착수
올 들어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이 극심한 가운데, 국산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MCU)가 처음으로 시장에 등장했다. 자동차용 MCU는 국내에서 전체 물량 가운데 97~98%를 수입에 의존하는 반도체다. 현대모비스 역시 국산 MCU 탑재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팹리스) 텔레칩스가 최근 독자 개발한 자동차용 MCU를 출시했다. 32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설계·개발했고, 삼성전자의 위탁생산 시설(파운드리)을 통해 지난달부터 시범 생산했다. 브레이크·변속기 등 주요 부품에 들어가는 MCU는 사람의 생명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높은 신뢰성이 필요하다. 영하 40도 환경과 같은 까다로운 신뢰성 테스트를 거쳐야 하지만, 시장 공급 가격은 대체로 5만원 이하다.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일본 르네사스 등 전 세계적으로도 10곳 미만의 기업이 과점 형태로 공급해왔다. 삼성전자는 진입 장벽이 높은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기보단 중소 팹리스를 통한 우회 지원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진과 변속기·브레이크 등 주행에 필수적인 부품을 제어하는 반도체는 아니지만, NXP·인피니언 등 외국 기업 위주였던 현대차그룹의 반도체 공급망에 국내 기업 제품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국산 MCU를 사용할지 검토에 들어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국내의 여러 업체와 협업해 반도체 재고를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통상적으로 MCU의 신뢰성 테스트 기간을 3~6개월 정도로 잡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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