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아픈 새 치료법 나왔는데..혈우병 어린이들에겐 '그림의 떡'
[앵커]
어제가 어린이날이었죠. 또래 친구들처럼 마음껏 뛰어놀 수 없는 어린이들이 있습니다.
희귀병인 혈우병 환자 어린이들 얘긴데요.
어른들도 참기 힘든 혈관 주사로 치료를 받는데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새 치료법이 있어도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어찌 된 사연인지 이수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6살인 도윤이...
곳곳에 멍이 들어있고, 관절에서도 출혈이 일어나 몸이 성할 날이 없었습니다.
[이미숙/혈우병 환아 어머니 : "이렇게 가다가 저기에 딱 부딪혀도 얘는 시퍼렇게 멍이 올라오고 멍울이 잡히거든요."]
생후 17개월 정민이는 뇌출혈로 큰 고비를 겪어야 했습니다.
혈우병 탓입니다.
[장윤정/혈우병 환아 어머니 : "(의사가) 마음의 준비 하시라고 할 정도로 굉장히 위급 상황이었고…. 다시 얘가 걸어서 있을 거란 생각 자체를 못 했죠."]
혈관에 직접 치료제를 주사해야 하는데, 어린이들에겐 참기 힘든 고통입니다.
[이미숙/혈우병 환아 어머니 : "애들은 막 자지러지죠. 막 혈관 찌를 때 막 이렇게 움직이면 엄청 아프잖아요."]
혈관 대신 피하주사를 써서 고통이 덜한 새 치료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처방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건강보험 심사 평가원이 12세 미만 어린이들에겐 기존 치료법을 먼저 시도하도록 정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환자에게 기존 치료법이 더 효과가 좋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어느 치료법이 더 나은지는 논란 대상입니다.
[유철우/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12세 이하는 성공률이 높으니까 ITI(기존 치료법)를 먼저하고 헴리브라(새 치료법)를 써야 된다는 데 대한 학문적 근거가 없다…."]
심평원은 전문가 회의를 열어, 새 치료법 처방을 재개할지 다시 검토할 계획입니다.
[김한정/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고객홍보실장 : "전문가 회의를 5월 18일로 당겨서 처리하고, 그 결과를 알려 드리는 것이 현재로써는 최선이라고 판단됩니다."]
안전하고 효과 좋은 치료법도 중요하지만 어린이 환자가 겪을 고통을 줄이기 위한 보건당국의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김용태/화면제공:한국혈우병환우회
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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