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강 대학생 사망 '루머' 증식..'팩트'만 짚어드립니다

김태일 2021. 5. 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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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지난달 25일 새벽 반포 한강 둔치에서 실종된지 5일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대학생 고 손정민군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실종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22) 사건과 관련해 사실과 거짓이 뒤섞여 퍼지고 있다. 명백한 거짓부터 출처와 근거가 불분명한 루머들이 사건의 본질을 흩트리고 있다. 유가족이 바라는 건 정민씨가 물에 들어가게 된 경위 및 사인 규명이다. 거짓으로 기워진 무분별한 의혹 제기는 유가족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

경찰은 가짜뉴스 확산에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정민씨 시신이 발견됐다는 발표 이후 별 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확인된 수사 결과만을 내놔야 하는 사정이 있지만, 제때 ‘사실이 아님’을 확인해주지 않음에 따라 각종 의혹의 몸집은 불어나고 있다. 확인된 사실만 짚어본다.

정민씨 친구 A씨 휴대폰, 나온 거야?
아니다.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확인된 건 정민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 새벽 6시30분을 기해 기지국과 연결이 끊긴 뒤 A씨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다는 사실뿐이다. 마지막 위치는 수상 택시 승강장. 정민씨 소지품에서도 A씨 휴대전화는 나오지 않았다.

한강에서 아이폰이 2차례 발견되기는 했다. 첫 번째는 지난 4일 정민씨 시신을 처음 발견했던 민간구조사 차종욱씨에 의해서다. 차 구조사는 이날 오후 1시40분경 물속에서 해당 휴대전화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빨간색 아이폰은 A씨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두 번째는 5일 오후 5시30분경 한강을 걷던 부부에 의해서다. 해당 휴대전화는 ‘아톰’이라는 민간수색팀으로 인계됐다. 아톰 측은 이날 밤 11시 이를 정민씨 아버지 손현씨(50)에게 전달했고, 6일 오전 경찰에서 A씨 휴대전화가 아닌 것으로 결론 났다.

술자리 합석한 사람 있었다?
24일 밤 정민씨와 친구 A씨의 술자리에 제3자가 합석했다는 이야기는 명백한 거짓. 또 이날 술자리는 일찍이 계획됐던 것이 아니라는 게 정민씨 어머니 설명이다. A씨가 정민씨와 또 다른 친구 B씨에게 만남을 제안한 것은 맞지만, 정민씨만 이에 응했다는 것이다.

정민씨 사인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손씨가 지난달 30일 “아들 뒤통수(왼쪽 귀 뒷부분)에 손가락 두 마디 정도 길이에 5cm 정도 패인 외상 2개를 발견했다”고 말했고, 다음날 용산경찰서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하지만 국과수는 육안으로 감식한 결과 이 자상은 직접적 사인이 아니라는 소견을 내놨다. 경찰은 물길에서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해 정확한 사인 규명은 공식 부검 등을 거쳐 이달 중순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A씨가 강남세브란스 교수 아들?
정민씨와 함께, 또 가장 가까이 있던 터라 A씨 관련 의혹이 유독 쏟아졌다. 조사를 통해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나온 대부분의 이야기는 가짜뉴스인데다 사건 본질과는 동떨어져 있다.

“A씨 아버지는 강남세브란스 교수.” 이에 대해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지난 4일 직접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냈다. A씨 아버지로 지목된 교수 사진까지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돌자 병원 측은 “현재 거론되는 특정 의료인에 대한 루머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 사건은) 병원 소속 의료진 가족과는 무관하다”고 잘라 말했다.

A씨 아버지가 유명 로펌의 변호사라는 소문도 있었다. 이 역시 확인 안 된 사실이다. A씨 친척이 전 강남경찰서장이라는 이야기도 퍼졌다. 이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직접 해명하고 나섰다. 지목된 인물은 경향신문에 “가족도 아들 없이 딸만 둘이다”라며 “아무 관계도 없는데 어디서 소문이 만들어졌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A씨 아버지는 경찰도 변호사도 아닌 전혀 다른 분야 종사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신발 어떻게 됐나
A씨가 자신의 신발을 버린 것은 맞다. 정민씨 아버지는 그 이유가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손씨는 지난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사고 당일 A씨가 얘(아들)를 일으켜 세우고 이러느라 바지와 옷에 흙이 많이 묻었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그 주변에는 그렇게 더러워질 데가 없다”며 “바지는 빨았을 테고 신발을 보여 달라고 (A씨) 아빠한테 얘기했을 때 0.5초 만에 나온 답은 ‘버렸다’였다”고 전했다.

설령 신발이 더렵혀졌다고 해도 버린 사유에 대해서는 유가족이나 시민 일반이 납득할 정도로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CCTV 찍혔던 3인, 누구?
이들 3인은 평범한 중고생으로 밝혀졌다.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이들은 새벽에 한강에서 뛰어다녔을 뿐 누군가와 다툰 적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달 25일 새벽 4시30분경 반포한강공원 편의점 옆 자전거 대여소에 설치된 CCTV 영상에는 전력 질주하는 남성 3명의 모습이 담겼다. 이로 인해 이들이 사건 관련자로 강력하게 의심됐다.

유가족, 타살에 무게?
사실이다. 실제 정민씨 아버지는 지난 4일 서울중앙지검에 경찰 초동 수사의 미진한 부분을 지적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에는 △실종된 날 새벽 3시30분에 전화한 사실을 실종 이후 첫 만남에서 A씨가 왜 숨겼는지 △A씨와 정민씨 휴대전화가 왜 바뀌었는지 △당시 신었던 신발을 A씨가 왜 버렸는지 등 의문점이 포함됐다. 이 사건은 형사3부(허인석 부장검사)에 배당됐다.

“핵심은 행적 파악”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달 25일 새벽)2시부터 4시반까지의 정민씨와 A씨 동선 파악”이라며 “일단 가장 근접해서 알 수 있는 A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면밀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이어 이 교수는 “일단 A씨 얘기를 토대로 행적을 구성해놓고, 국과수 부검에 따라 실제 (당시) 만취했는지, 익사가 맞는지, 저체온증이 사인인지 등에 대한 결과가 나오면 종합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랙박스 확보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경찰은 택시 결제 내역, 택시 운전 기사 진술 등을 통해 A씨의 당일 새벽 동선을 상당 부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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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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