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나경원에 홍준표까지.. 국민의힘, 정권교체 '빨간불'?

조현지 2021. 5. 7.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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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보수' '막말' 등 강성보수 귀환.. "민주당이 좋아할 일"
김무성, 당 밖에서 내부 흔들기.. 유승민계로 계파갈등 가능성 ↑
왼쪽부터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 나경원 전 의원, 홍준표 무소속 의원. 사진=쿠키뉴스DB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민의힘이 흔들리고 있다. 올드보이들이 기지개를 켜면서 ‘도로한국당’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내년 대선 정권교체에도 빨간등이 켜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차기 대선에서 야권은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아시아투데이 의뢰)가 지난 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13명에게 ‘내년 대선 프레임 구도’를 조사한 결과 ‘정권 교체론’은 53.8%로 과반을 기록했다. ‘정권 유지론’은 38.0%,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8.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야권이 정권교체를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은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여권이) 이런 상황으로 끌고 갈 거 같으면 내년에 정권교체라고 하는 것은 당연하게 이뤄지지 않겠냐”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국민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안겼던 인사들이 복귀에 시동을 걸며 제1야당 국민의힘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부각하며 강성 보수색 빼기에 힘써왔지만, 강성보수의 대표 격 인사들이 움직이며 청년·중도층 민심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4·7 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섰다. 지난 2월 참회록 ‘나는 죄인입니다’를 출간한 뒤 페이스북을 통해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꾸준히 냈다. 지난 21일에는 사퇴 1년 만에 여의도를 찾았다. 자신이 영입한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을 국회에서 만나 손실보상 소급적용 농성을 격려했다. 

대선 출마도 시사했다. 황 전 대표는 “국민께서 판단하실 일”, “그때까지 제 책임을 다할 것”, “선수가 되든 킹 메이커가 되든 문재인 정권을 종식하는 것이 목표” 등 언론을 통해 발언하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20대 국회에서 황 전 대표의 ‘짝꿍’이었던 나경원 전 의원도 정치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유력 주자로 거론됐다. 당 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만큼 레이스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막말’의 대명사로 규정되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복당에 시동을 걸었다. 홍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나라가 혼란에 빠졌다. 노마지지(늙은 말의 지혜)의 역량이 필요한 때”라고 적었다. 자신과 같은 노장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복당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의 행보를 놓고 정치권에선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황 전 대표의 정치활동 재개에 “넋 놓고 있는 것만으로도 애국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비꼬았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은 왜 민주당에서 좋아하는지 생각을 좀 많이 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했다.

홍 의원의 복당을 놓고 당의 내분이 일어날 가능성도 보인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홍 의원의 복당을 “당연한 일”이라고 공언했다. 다선 의원들도 홍 의원의 복당에 긍정적이다. 반면 초·재선 의원들은 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고 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초선 김웅 의원은 4일 CBS라디오에서 “당의 몇몇 리더가 흉금의 말을 막 하다가 선거를 망친 경우가 많았다”고 반대했다.

김무성 전 의원(왼쪽)과 유승민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밖에 계파를 둘러싼 갈등도 국민의힘을 흔드는 요소로 꼽힌다. 김무성 전 의원은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모임을 주도하며 당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4·7 재보궐선거 국면에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편을 들며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흔들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당권을 잡기 위한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다는 해석을 내놨다. 

친이·친박계가 사실상 와해되며 국민의힘 내 최대 계파로 떠오른 ‘유승민계’로 인해 보수 분열이 재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해진‧하태경‧김웅‧유의동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은 대표적인 유승민계로 꼽힌다. 이 가운데 조해진‧김웅 의원은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문제는 유승민 전 의원이 ‘탄핵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씨의 탄핵 국면에서 당내에서 탄핵을 주도한 인사다. 이에 유승민계에서는 탄핵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반면 여전히 당내에선 탄핵을 부정하는 목소리가 존재해 계파 간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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