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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발 韓 자산시장 경고음 커질까.."부동산·가상화폐 직격"

김혜지 기자 입력 2021. 05. 07. 06:01 수정 2021. 05. 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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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자산거품 압력↑"
예상치 못한 회복세에.."우리도 테이퍼링 대비" 한목소리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미국에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금리 인상' 발언을 비롯해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세 등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옐런 장관의 발언이 세계 경제에 던지는 주요 시그널(신호)이라는 점에 한목소리로 동의했다. 이들은 향후 미 금리 인상 시 초래될 수 있는 국내 자산시장 불안 등에 정부가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 시사지 애틀랜틱과 사전 녹화 인터뷰에서 "경제가 과열되지 않게 하려면 금리가 다소 올라야 할지도 모른다"며 "(미국 정부의) 추가 지출이 경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지만 완만한 금리 인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신임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최근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빠른 회복세에 접어든 미 경제 성장률을 배경으로 한 언급이다.

막대한 재정 지출과 예상을 웃도는 성장률로 실물 경제가 과열 조짐을 보이자, 옐런 장관이 연준을 비롯한 경제 주체들에게 '미리 대비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겉으로는 비가 오면 우산을 써야 한다는 것이나 똑같은 얘기지만, 그냥 지나가는 식으로 한 얘기는 아닐 것"이라면서 "(옐런 장관이) 경기 판단에 대한 우려가 있어 자산 시장 과열 등에 대한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미국은 백신 접종 속도가 성장률을 결정짓는 상황"이라며 "(백신 접종으로) 수요가 커지면 물가가 따라오고, 인플레도 따라올 수 있다. 그러면 최후에는 금리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미국의 인상 신호가 강해지면 우리나라는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코로나로 금리를 더는 내릴 폭도 없을 정도로 많이 내려서, 백신 접종이 끝나는 12월 정도면 금리 인상의 이유가 있을 수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2%대가 나오고 성장률도 3% 중후반 정도면 (금리 인상은) 가능한 얘기"라고 설명했다.

2021.5.6/뉴스1

기준금리를 올리면 실물 경제의 과열 양상을 잡고 인플레 우려도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유동성을 기초로 상승장을 이어온 증시는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마찬가지로 부동산, 암호화폐 등 자산 시장 전반이 들썩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직은 아니겠지만 금리 인상 움직임이 가시화될 경우 실제 금리가 올라가지 않더라도 자금 시장은 움직일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면 자산시장 거품이 꺼질 위험에 처한다"고 진단했다.

전 교수는 "특히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에서 먼 쪽부터 거품이 꺼질 위험이 크다"며 "예를 들어 (펀더멘털에서 거리가 먼) 가상화폐 등부터 거품이 터질 수 있다. 여기에 주식도 거품 낀 종목이 있다면 꺼지고, 부동산 시장도 조금 들썩들썩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 교수의 경우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린다면 제일 먼저 타격받는 곳은 부동산일 것"이라며 "지금이야 부동산 가격 상승이 문제지만 자산 가격 상승은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는 반면 자산 경기 침체는 거시경제적으로 더 큰 문제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미국이 금리를 올릴 때 우리가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조금씩 '예방주사'를 맞는 식으로 금리를 올려야 하며, 정치적인 이유로 자꾸 미뤄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금리 인상 시 우리나라의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문제화될 수 있다는 분석은 전문가끼리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김 교수는 "가계 부채와 부동산 위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는 물론 기업까지 부채라면 모두 문제 소지가 있다"고 한 반면, 전 교수는 "영끌로 주식이나 암호화폐에 무리하게 투자한 사람이 있다면 일부 문제가 생길 수 있으나, 가계부채보단 자산시장 거품이 빠지는 게 조금 더 먼저이고, 가시적이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 교수도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가 늘어날까봐 신용대출을 조이는 상황이 온다면, 오히려 가계부채 문제를 터뜨릴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는 정부와 금융 당국에 '테이퍼링'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중기·소상공인 대출의) 원리금 상환 유예을 해 놨기에 올해 중순쯤 되면 상황이 안 좋아질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없는 부분은 우려스럽다"고 했다.

우 교수는 "그간 유동성과 재정 지출을 늘려온 상황을 어떻게 테이퍼링할 것이냐는 계획이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주식시장 과열도 가라앉고, 가상화폐 가격이 왔다갔다 하는 것도 가라게 된다. 지금 그 준비가 없기에 자산시장이 출렁이고 인플레가 생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 면에서 역대 경제부총리를 '예산통'들이 해 왔는데, 이번엔 거시경제를 잘 아는 사람을 앉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점진적인 금리 인상과 신용 경색을 막는 정책 지원을 촉구했다.

전 교수는 "금리 인상 가능성에 정책적으로 대비하되, 금리가 인상되면 시중에 신용 경색이 급격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당국이 앞장서 대출에 양적규제, 한도규제를 넣고 신용 경색을 유발하기보다는, 금리를 전반적으로 올리되 오히려 부도위험 또는 채무상환 곤경에 빠질 수 있는 일부 취약 계층은 제한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펴야 가계부채나 전체적인 구조조정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언급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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