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여친 돌묶어 호수에 버렸다, 올림픽복서 잔혹 살인

고석현 2021. 5.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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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베르데호(28). AP=연합뉴스


카리브해의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의 복싱 선수가 임신한 애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P통신은 6일(현지시간) 프로 복서인 펠릭스 베르데호(28)에 대해 대배심이 기소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베르데호는 여자친구 케이실라 로드리게스(27)와 그의 배 속에 있던 아기를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 로드리게스는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도 집에 오지 않았다. 어머니에게 "베르데호가 임신 테스트 결과를 보러 집으로 올 예정"이라고 했던 날이었다. 가족들은 결국 실종신고를 했다. 하지만 이틀 만인 지난 1일 푸에르토리코 산호세 인근의 호수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산호세 인근의 호수에서 현지 수사당국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로드리게스를 추모하는 꽃들. AP=연합뉴스


로드리게스 배 속 아이의 아빠인 베르데호가 곧바로 용의 선상에 올랐고, 시신 발견 이튿날인 지난 2일 베르데호는 경찰에 자수해 곧바로 수감됐다. 사법당국은 그를 보석없는 구금에 처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기록에 따르면 베르데호는 지난달 29일 오전 로드리게스의 얼굴을 때리고 주사기로 알 수 없는 물질을 주입했다. 또 로드리게스의 팔과 다리를 철사로 묶고 돌덩이를 매달아 다리 아래 호수로 던졌다. 다리 위에서 베르데호가 로드리게스에 총을 쐈다는 목격자 진술도 나왔다.

유명인이 저지른 잔혹한 살인사건은 푸에르토리코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최근 가정폭력 피해 여성이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 등으로 여성살해에 대한 분노가 커진 상황이다.

로드리게스의 가족이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베르데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푸에르토리코 대표로 출전한 복싱 선수로, 이듬해 프로로 전향해 라이트급 선수로 뛰었다. 프로 전적은 29전 27승(17KO)이다. 재판을 통해 유죄가 인정되면 베르데호는 최고 사형 선고까지 받을 수 있다고 AP·AFP통신은 설명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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